긍정적인 밥/함민복 긍정적인 밥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 #시/詩 2015.07.14
오십줄. 적막한 귀가 / 박 찬 [박 찬 시집 - 외로운 식량] 한국화가 이호신의 ‘함양삼림’ 오십줄 / 박찬 이러다 합죽이가 되겠다. 지난 세월 너무 옹다물고 살다보니 어금니에서부터 하나씩 뽑아낸 것이 이제는 오물거린다. 왜 말 한마디 하지도 않고 왜 큰소리 한번 치지도 않고 왜 소리내 한번 울지도 않고 왜 벌컥 화 한번 내지도 않고 속으.. #시/詩 2015.07.09
입적 / 김인육 입적 / 김인육 돌아보지 마라 울지는 더욱 마라 단풍잎 같은, 여린 손 흔드는 이별의 행적은 나의 이력이 아니다 나는 떠난다 오탁의 모든 궁리가 끝났을 때, 사바의 모든 연들이 입동立冬의 홍시처럼 다하여 절로 붉어질 때, 구불텅한 생애 기막힌 생의 꽃자리를 털고 세상의 가장 낮은 .. #시/詩 2015.07.09
선시(禪詩)에의 접근? 선시(禪詩)에의 접근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선(禪)은 인간과 우주의 근본 실체를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근본 실체를 깨닫게 되면 인간은 삶과 죽음을 초월하게 되고, 모든 우주의 원리를 체득하게 되어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것이 신 통(神通)의 경지.. #시/詩 2015.07.07
『살아 있다는 것은』 문정희 시인 『살아 있다는 것은』 문정희 시인 『살아 있다는 것은』에는 문정희 시인이 치열하게 살아낸 순간들이 담겨있다. 책에 실린 시와 산문들은 그녀가 45년 동안 걸어온 문학의 길을 증언하고 있다. 젊은 날의 슬픔과 상처 속에서도 멈춘 적 없던 걸음을 기억하며, 그 위에 새겨진 사랑과 절.. #시/詩 2015.07.01
[이 한마디] 천양희 `가벼운 것에 대한 생각` . 낙엽 떨어진다고 울지 않는다 [이 한마디] 천양희 '가벼운 것에 대한 생각' -------------------------------------------------------------------------------------------------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면 실수가 없다는데, 나는 열 번을 생각하고 한 번쯤 말하는데도 실수가 많으니 나는 아직도 철들지 않은, 철들고 싶지 않은 시인인가보다. .. #시/詩 2015.07.01
조오현 (霧山 무산스님) 詩 절간 이야기 / 조오현 어제 그끄저께 일입니다. 뭐 학체 선풍도골은 아니었지만 제법 곱게 늙은 어떤 초로의 신사 한 사람이 낙산사 의상대 그 깎아지른 절벽 그 백척간두 의 맨 끄트머리 바위에 걸터앉아 천연덕스럽게 진종일 동해의 파도와 물빛을 바라보고 있기에 "노인장은 어디서 왔.. #시/詩 2015.07.01
아내의 해탈-임보 아내의 해탈 / 시인 임보 아내가 소녀 시절엔 얼마나 결벽했던지 남의 집에 가서도 자신의 숟가락이 아니면 통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하니 여타는 말을 안 해도 짐작이 간다 성미가 까다로워 아무나 사귀지 않았고 구미가 까다로워 아무거나 먹지 못했다 그래서 처녀 시절 아내의 별명은 '.. #시/詩 2015.07.01
마누라 음식 간보기 마누라 음식 간보기 시인 임보 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음, 마침맞구먼, 맛있네!" 이것이 요즈음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물론, 때로는 좀 간간하기도 하고 좀 싱겁기도 할 때가 없지 않지만 만일 "좀 간간한 것 같은데" 하면.. #시/詩 2015.07.01
저녁에/김광섭(1905~77)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느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시/詩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