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禪堂 懸板 / 也石 박희선 (1923~1998, 충남 강경 生) 이정웅 그림/ 붓 說禪堂 懸板 / 也石 박희선 (1923~1998, 충남 강경 生) 접시 물에, 끼니의 부리를 닦고 너는 오늘 한 마리의 새가 된다. 건너편 벼랑에 걸려있는 눈 자위를 씻어내고 다시 보아도 들림(聞入)이 없는 爆布, 마음속 물소리로만 하이얗던 울림으로 法臘(법랍)을 여의다가 <說禪.. #시/영상시 2015.07.07
차일(遮日) / 오탁번 (1943~,충북 제천) 차일(遮日) 오탁번(1943~,충북 제천)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서 잠이 깼다 어? 웬일이지? 아직 동도 트지 않았는데 웬 遮日을 다 치시나? 어제는 혈당검사 받느라고 피로 꽤 뽑았는데 무슨 기운이 남아서 아닌 꼭두새벽에 內服빛 遮日을 다 치시나? 대낮 길가에서도 한밤 막소주 마시는 포장마.. #시/영상시 2015.07.06
지나간다 / 천양희 지나간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 #시/영상시 2015.07.04
막스 에르만의 잠언시 막스 에르만의 잠언시 세상의 소란함과 서두름 속에서 너의 평온을 잃지 말라. 침묵 속에 어떤 평화가 있는지 기억하라. 너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서도 가능한 한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네가 알고 있는 진리를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라. 다른 사람의 얘기가 지루하고 .. #시/箴言詩모음 2015.07.04
스승 / 임보 나무와 새 / 캔버스에 유채, 1957/장욱진 스승 임보(林步 ,本名: 姜洪基, 1940~) 1 지난여름 내설악의 계곡에 들어 찬 물에 발을 담그고 한잔씩 기울이면서 거나해 지자 요새 아이들 버르장머리 없다는 얘기로부터 시작하여 지나간 제 스승들 자랑을 했다 우리 조지훈(趙芝薰) 선생은 말일세, .. #시/영상시 2015.07.04
마침표에 대하여/복효근 마침표에 대하여/복효근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끝이라는 거다마침표는 씨알을 닮았다하필이면 네모도 세모도 아니고 둥그런 씨알모양이란 말이냐마침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뜻이다누구의 마침표냐반쯤은 땅에 묻히고 반쯤은 하늘 향해 솟은오늘 새로 생긴 저 무덤무엇의 씨알이라는 듯 둥글다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거다 Goodboy moscow / 따찌야나 안찌페로바 #시/영상시 2015.07.04
화살과 노래 화살과 노래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화살 하나 공중에 쏘았네 땅에 떨어졌으련만, 어딘지 알 수 없어라 너무도 빨리 날아가는 화살을 눈으로 좇아갈 수 없었네 노래 하나 공중에 띄워 보냈네 땅에 떨어졌으련만, 어딘지 알 수 없어라 어느 눈이 그처럼 날카롭고 강하여 날아가는 노래를 .. #시/영상시 2015.07.04
내가 쓴 서체를 보니 / 조오현(雪岳,霧山 ; 曺五鉉, 1932~) 메일 정보 숨기기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5.01.24 04:15 주소추가 수신차단 받는사람 : <pbw0107@daum.net> 주소추가 보낸날짜 :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04시 15분 25초 +0900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5.01.24 04:15 주소추가 수신차단 메일 정보 숨기기 내가 쓴 서체를 보니.. #시/영상시 2015.07.04
재 한줌 / 조오현 (雪岳,霧山 ; 曺五鉉, 1932~) 재 한줌 조오현(雪岳,霧山 ; 曺五鉉, 1932~) 어제 그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보냈다 거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났나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언젠가 내 가고 나면 .. #시/영상시 2015.07.04
배경이 되다 ........ 천양희 배경이 되다 ........ 천양희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모든 문 다 열어놓는다고 그가 말했을 때 꿈꿀 수 있다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나에게만 중요한 게 무슨 의미냐고 내가 말했을 때 어둠을 물리치려고 애쓴다고 그가 말했다. 생각의 끝은 늘 단애라고 그가 말했을 때 꽃.. #시/영상시 201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