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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禪堂 懸板 / 也石 박희선 (1923~1998, 충남 강경 生)

경호... 2015. 7. 7. 03:12

 

 

 

    

                                                                                                이정웅 그림/ 붓

 

 

 

說禪堂 懸板 / 也石 박희선 (1923~1998, 충남 강경 生)

 

 

 

 

 

접시 물에, 끼니의 부리를 닦고

너는 오늘 한 마리의

새가 된다. 건너편

벼랑에 걸려있는

눈 자위를 씻어내고 다시 보아도

들림(聞入)이 없는

爆布,

마음속 물소리로만 하이얗던

울림으로 法臘(법랍)을 여의다가

<說禪堂> 현판 아래

앉은 키의 저대로 한 자리에서

늙어가는 중, 너는

오늘 가시덤불에 찢어지도록

아파하던 달빛을

모두 헤치고 돌아와

주출산(* *山) 돌비탈에

귀 돋힌 바위들

바위 끼리 엿듣던

둘레를, 집신발 그림자로

엮어내듯 얼기 설기

얽어가지고 돌아와

개비자(榧子) 나무 가지에

몽당이 송곳 닮은 개비자

잎이 되었다. 한 해에

한 잎씩 키가 주는,

돌축대 기울어지는

댓돌 층대 아래 개비자나무의 가지

 

앉은 키

굽 늙은 가지위에

<설선당> 현판의 筆劃 .

다시 죽었다가 깨어나도

李三晩의 개꼬리에

저 먹물 적셔서 휘뿌릴 수는 없겠고나

높다란

<說禪堂> 懸板

생각하다가 , 숨어서

갈라놓고 바라보는

내 오른팔

바른 주먹은 뉘 것일고

(생각 하다가)

쪽박새 울림 놓는 검은 밤 날개

쪽박 쪽박 쪽 쪽박 ,

접시물에 오늘 다시

내 어두운 눈물을 까먹고

날라가는 새

한 마리 자취 없어지는 자락에

하이야턴 구름밭 웃음

나의 사랑 안개 속애서 , 저 누구 다시 나의 저녁 노을을 태우네 .

 

 

 

 

*박희선 제3시집 <此岸>..1975年 敎學社 발행.. 에서 옮김

 

          *也石 朴喜宣은 1952年 白鶴鳴 禪師의 衣鉢을 梅谷으로부터 傳受받았다

 

 

              

         * Mars Lasar / Amy`s Lullaby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