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넋 [ 夢魂 ] /이옥봉 [李玉峰] --. 꿈속의 넋 [ 夢魂 ] 近來安否問如何 [ 근래안부문여하 ] 月到紗窓妾恨多 [ 월도사창첩한다 ] 若使夢魂行有跡 [ 약사몽혼행유적 ] 門前石路半成沙 [ 문전석로반성사 ]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 紗窓 ]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 #시/漢詩및 시조 2013.02.09
春日醉起言志 [ 춘일취기언지 ] 春日醉起言志 [ 춘일취기언지 ] 處世若大夢 [ 처세약대몽 ] 인생살이 한바탕 꿈과 같은데 胡爲勞其生 [ 호위노기생 ] 어찌 아둥바둥 살아만 가리오 所以終日醉 [ 소이종일취 ] 그런 이유로 종일토록 취하여 頹然臥前楹 [ 퇴연와전영 ] 되는대로 기둥 아래 누웠다가 覺來兮庭前 [ 각래혜정전.. #시/漢詩및 시조 2013.02.08
그대 생각 그대 생각 고정희 그대 따뜻함에 다가갔다가 그 따뜻함 무연히 마주할 뿐 차마 끌어안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대 쓸쓸함에 다가갔다가 그 쓸쓸함 무연히 마주할 뿐 차마 끌어안지 못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어떤 것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내가 돌아오는 발걸음을 멈췄을 때, .. #시/영상시 2013.02.06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이상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조용히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 #시/영상시 2013.02.06
말씀 / 김영석 말씀 / 김영석 사람아 사람아 서러워 마라 더 없이 모자라고 힘없다고 울지 말아라 봄풀은 밟혀도 해마다 바보같이 새로이 돋아나고 들꽃은 바람에 찢겨서 차마 볼 수 없이 아름답지 않으냐 사람아 사람아 서러워 마라 목숨 덧없고 가난하다 울지 말아라 빈 손 빈 몸으로 바람은 비로소 .. #시/영상시 2013.02.05
가장 / 이정록( 어머니 학교) 가장 / 이정록 높은 데 꾸역꾸역 몸 올려놓지 마라. 뭐든 잡아먹으려고 두리번거리는 놈하고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흘깃거리는 것들이나 꼭대기 좋아하는 거여, 상록회장에 이장만 안 했어도 십 년은 더 사셨을 거나. 대통령한테 마을 밤나무단지 하사금 타내려다가 시비가 붙어 코뼈가 .. #시/영상시 2013.02.05
자, 멋진 시작이야 / 신현림 자, 멋진 시작이야 / 신현림 이보시오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장난감은 되기 싫으오 정해진 대로 정해진 코스는 딱 질색이오 다들 탄탄대로를 찾지만 그건 없는 거요 일터에서 잘리고 기쁜 일들이 취소되고 당신과의 만남이 연기되고 파란만장한 나날이 바위산같이 늘어서도 내 마음은 아.. #시/영상시 2013.02.05
부재 不在 / 천양희 부재 不在 천양희 뿔피리 소리가 온 마을에 퍼질 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짐승들이 먼 기억을 향해 머리를 들 때 그 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뿔피리 소리가 길게 한 번 짧게 세 번 울려 퍼질 때 그 때 또 어디 있었나요그 소리 퍼져 마을이 깨어날 때 당신은 다시 어디에 있었나요짐승들이.. #시/영상시 2013.02.05
불멸이 아니어서 / 박정대 불멸이 아니어서 그날 불멸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낡은 태양의 오후를 지나 또 무수한 상점들을 지나 거리에 갔으므로 너무나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등 뒤로는 음악 같은 나뭇잎들이 뚝뚝 떨어지고 서러운 풍경의 저녁이 짐승처럼 다가오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주머니 속에서 성.. #시/영상시 2013.02.03
사랑의 짐 / 박시교 사랑의 짐 박시교 더불어 사는 일도 때로는 힘에 겨워 세상 그 밖으로 아주 멀리 멀리 자신을 밀쳐버리고 싶은 그런 날 있다. 이제 내게 잃어버린 그 무엇이 남았을까 사랑도 짐이 된다면 그마저도 버리고 싶다. 더불어 사는 일이 아주 힘겨운 그런 날은. #시/영상시 201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