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 이시영 외( 2007년 광화문 글판) 봄 헤르만 헤세, <봄의 말> 어느 소년 소녀들이나 알고 있다. 봄이 말하는 것을. 살아라, 자라나라 피어나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움트게 하라. 몸을 던져 삶을 두려워 말아라! 늙은이들은 모두 봄이 소곤거리는 것을 알아듣는다. 늙은이여, 땅 속에 묻혀라. 씩씩한 .. #시/영상시 2015.07.17
얼음새꽃 / 곽효환 외[2010 광화문 글판] 얼음새꽃 / 곽효환 아직 잔설 그득한 겨울 골짜기 다시금 삭풍 불고 나무들 울다 꽁꽁 얼었던 샛강도 누군가 그리워 바닥부터 조금씩 물길을 열어 흐르고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밀어 올리는 생명의 경이 차디찬 게절의 끝을 온몸으로 지탱하는 가녀린 새순 마침내 노오란 꽃.. #시/영상시 2015.07.17
따뜻한 슬픔 / 홍성란 메일 정보 숨기기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2.07.08 15:18 주소추가 수신차단 받는사람 : <pbw0107@daum.net> 주소추가 보낸날짜 : 2012년 7월 08일 일요일, 15시 18분 51초 +0900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2.07.08 15:18 주소추가 수신차단 메일 정보 숨기기 카쉬(Karsh) 作 따뜻한.. #시/영상시 2015.07.17
죽은 시인을 위한 파반느 / 홍성란 죽은 시인을 위한 파반느 / 홍성란 나하고 연애나 했으면 좋겠다던 네 웃음 훔쳐간 게 무언지 아직 모르는데 네 눈에 고이던 눈물 알지 못한 끝 인사 나누지 못할 아픔 네게 있었나보다 비바람에 웬만큼 몸 섞었을 네 얼굴 왜 가끔 떠오르게 하느냐 싱겁게도 시리게도 볼 수 없기에 보고싶.. #시/영상시 2015.07.17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외[광화문 글판 2011년]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 #시/영상시 2015.07.17
모란의 연緣 / 류시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모란의 연緣 / 류시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시/영상시 2015.07.17
그 남자가 섹시하다고 느낀다 남자들에게, 여자의 모습 중에서 섹시하다고 느끼는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고 물었던 설문 조사가 있었다. 대답 중에,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을 가진 여자가 기다란 손톱 위에 정갈하게 메니큐어를 발라 놓은 모습이라는 것이 있었다. 나는.. 하이얀 드레스 셔츠의 단정한 카라사이에 조용.. #시/영상시 2015.07.17
아...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 늑대야 늑대야 / 허홍구 남자는 모두 도둑놈, 늑대라며 늘 경계를 하던 동창생 권여사로부터 느닷없이 소주 한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어이 권여사 이젠 늑대가 안 무섭다 이거지" "흥 이빨빠진 늑대는 이미 늑대가 아니라던데" "누가 이빨이 빠져 아직 나는 늑대야" "늑대라 해도 이젠 무.. #시/영상시 2015.07.14
참 나쁜 습관 / 복효근 참 나쁜 습관 / 복효근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거시기 슈퍼 아저씨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그는 자기집 층수보다 한 층 위에서 내려 계단을 내려간다 이유를 물으니 자기 집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함께 탔던 모기들도 우르르 같이 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기가 들리지 않을 만한 .. #시/영상시 2015.07.14
물방울 무덤들 / 엄원태 물방울 무덤들 / 엄원태 아그배나무 잔가지마다 물방울들 별무리처럼 맺혔다 맺혀 반짝이다가 미풍에도 하염없이 글썽인다 누군가 아그배 밑동을 툭, 차면 한꺼번에 쟁강쟁강 소리내며 부스러져내릴 것만 같다 저 글썽거리는 것들에는 여지없는 유리 우주가 들어 있다 나는 저기서 표면.. #시/영상시 201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