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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

경호... 2015. 7. 14. 07:43

 

 

 

 

 

늑대야 늑대야 / 허홍구

 

 

 


남자는 모두 도둑놈, 늑대라며
늘 경계를 하던 동창생 권여사로부터
느닷없이 소주 한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어이 권여사 이젠 늑대가 안 무섭다 이거지"

"흥 이빨빠진 늑대는 이미 늑대가 아니라던데"

"누가 이빨이 빠져 아직 나는 늑대야"

"늑대라 해도 이젠 무섭지 않아
나는 이제 먹이감이 되지 못하거든"

이제는 더 이상 먹이감이 되지 못해
늑대가 무섭지 않다는 권여사와
아직도 늑대라며 큰소리치던 내가
늦은 밤까지 거나하게 취했지만
우리 아무런 사고 없이 헤어졌다.

그날 권여사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아...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    

 

 

 

 

 

            Uska Dara / Desert Flower(사막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