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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외[광화문 글판 2011년]

경호... 2015. 7. 17. 02:34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을 바라본다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