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 임보 나무와 새 / 캔버스에 유채, 1957/장욱진 스승 임보(林步 ,本名: 姜洪基, 1940~) 1 지난여름 내설악의 계곡에 들어 찬 물에 발을 담그고 한잔씩 기울이면서 거나해 지자 요새 아이들 버르장머리 없다는 얘기로부터 시작하여 지나간 제 스승들 자랑을 했다 우리 조지훈(趙芝薰) 선생은 말일세, .. #시/영상시 2015.07.04
마침표에 대하여/복효근 마침표에 대하여/복효근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끝이라는 거다마침표는 씨알을 닮았다하필이면 네모도 세모도 아니고 둥그런 씨알모양이란 말이냐마침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뜻이다누구의 마침표냐반쯤은 땅에 묻히고 반쯤은 하늘 향해 솟은오늘 새로 생긴 저 무덤무엇의 씨알이라는 듯 둥글다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거다 Goodboy moscow / 따찌야나 안찌페로바 #시/영상시 2015.07.04
화살과 노래 화살과 노래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화살 하나 공중에 쏘았네 땅에 떨어졌으련만, 어딘지 알 수 없어라 너무도 빨리 날아가는 화살을 눈으로 좇아갈 수 없었네 노래 하나 공중에 띄워 보냈네 땅에 떨어졌으련만, 어딘지 알 수 없어라 어느 눈이 그처럼 날카롭고 강하여 날아가는 노래를 .. #시/영상시 2015.07.04
내가 쓴 서체를 보니 / 조오현(雪岳,霧山 ; 曺五鉉, 1932~) 메일 정보 숨기기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5.01.24 04:15 주소추가 수신차단 받는사람 : <pbw0107@daum.net> 주소추가 보낸날짜 :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04시 15분 25초 +0900 보낸사람 : 박봉원 <pbw0107@daum.net> 15.01.24 04:15 주소추가 수신차단 메일 정보 숨기기 내가 쓴 서체를 보니.. #시/영상시 2015.07.04
재 한줌 / 조오현 (雪岳,霧山 ; 曺五鉉, 1932~) 재 한줌 조오현(雪岳,霧山 ; 曺五鉉, 1932~) 어제 그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보냈다 거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났나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언젠가 내 가고 나면 .. #시/영상시 2015.07.04
배경이 되다 ........ 천양희 배경이 되다 ........ 천양희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모든 문 다 열어놓는다고 그가 말했을 때 꿈꿀 수 있다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나에게만 중요한 게 무슨 의미냐고 내가 말했을 때 어둠을 물리치려고 애쓴다고 그가 말했다. 생각의 끝은 늘 단애라고 그가 말했을 때 꽃.. #시/영상시 2015.07.04
죄가 되는 자비 / 서우승 죄가 되는 자비 서우승 다급히 움켜진 돌 팔매질 할 일순! 되려 뱀이 곧 추 섰 다 에스오에스를 문 채 "너라면 놓치겠느냐, 던질테면 던져봐라" 다 포복하고 숨고르고 도사리고 망을보고 개구리의 일거수 일투족 허기속에 들여놓고 찬스만 애타게 기다린 그 공력을 헤아려 본다 천리를 거.. #시/영상시 2015.07.04
육십이 되면 / 김승희 육십이 되면 김승희 (1952~, 전남 광주 출생, 시인이자 소설가) 육십이 되면 나는 떠나리라 정든 땅 정든 집을 그대로 두고 장농과 식기와 냄비들을 그대로 두고 육십이 되면 나는 떠나리라 갠지스 강가로 딸아, 안녕히, 그동안 난 너를 예배처럼 섬겼으니, 남편이여, 그대도 안녕, 그동안 그.. #시/영상시 2015.07.04
어제를 돌아보다 / 천양희 어제를 돌아보다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강에 나가 혼자 울어본 적이 있는가 늦은것이 있다고 후회 해 본 적이 있는가 버림받은 기분에 젖어 본적 있는가 바람속에 오래 얼굴을 묻어본 적 있는가 한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적 있는가 인생은 추억을 .. #시/영상시 2015.07.04
주검의 애인 / 이기와 주검의 애인 이기와 안개 짙은 날 공동묘지에 나가 잘 여문 주검 한 구를 캐와 내 침상에 뉘어 놓고 신방을 치루고 싶다 그도 외로웠고 나도 외로웠으므로 두 장의 갈잎처럼 포개 누워 숨결을 나눠도 그와의 키스는 얼마나 먼가 음악같이 흐르는 침묵을 팔베개하고 서늘하고 넓은 황량함.. #시/영상시 201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