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빤스 /손택수 단풍나무 빤스 / 손택수 아내의 빤스에 구멍이 난 걸 알게 된 건 단풍나무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아내의 꽃무늬 빤스를 입고 볼을 붉혔기 때문이다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을 넘어 아파트 화단 아래 떨어진 아내의 속옷, 나뭇가지에 척 걸쳐져 속옷 한 벌 사준 적 없는 속없는 지아비를 빤히 .. #시/영상시 2012.07.02
헐거워짐에 대하여 /박상천 헐거워짐에 대하여 / 박상천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 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 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 #시/영상시 2012.07.02
상처가 스승이다 ....... 정호승 상처가 스승이다 ....... 정호승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왜 가장 원하지 않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 가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나를 쓰러뜨린다 내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한가지 용서하면 신은 나의 잘못을 두가지 용서해 주신다 예수에게 .. #시/영상시 2012.07.02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 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 그대와 나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보고 서서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쓸쓸히 회랑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 그대를 향해 나는 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밖에 없.. #시/영상시 2012.07.02
아름다운 폐인/김영승 아름다운 폐인 / 김영승 나는 폐인입니다 세상이 아직 좋아서 나 같은 놈을 살게 내버려둡니다 착하디 착한 나는 오히려 너무나 뛰어나기에 못미치는 나를 그 놀랍도록 아름다운 나를 그리하여 온통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나를 살아가게 합니다 나는 늘 아름답습니다 자신있게 나는 늘 아.. #시/영상시 2012.07.02
한 호흡 /문태준 한 호흡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 #시/영상시 2012.07.02
무인도/신경림 무인도(無人島) 신경림 너는 대로 사람들 땀냄새가 그리운가 보다 밤마다 힘겹게 바다를 헤엄쳐 건너 집집에 별이 달리는 포구로 오는 걸 보면 질척거리는 어시장을 들여다도 보고 떠들썩한 골목을 기웃대는 네 걸음이 절로 가볍고 즐거운 춤이 되는구나 누가 모르겠느냐 세상에 아름다.. #시/영상시 2012.07.02
가장 큰 죄 /박인숙 가장 큰 죄 / 박인숙 사랑하지 않은 죄 사랑을 기만한 죄 그러나 사실 사랑을 잘 모르겠습니다. * Albatrosz / Szentpeteri Csilla(젠트페터리 실라) #시/영상시 2012.07.02
통곡의 강/김영승 통곡의 강 / 김영승 꽃이 더는 피지 않는 계절이 나에게도 다시 오면 나는 나가리라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 하얀 서리가 반짝이는 강의 상류 그 모난 자갈이 있는 곳 게서 무릎을 꿇고 찢어진 무릎에서 핏물이 흘러 그 강 하류를 물들일 때까지 감읍을 지나 통곡하리라 나는 죄인이올시.. #시/영상시 2012.07.02
그는 / 정호승 by Yuri Bonder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햇.. #시/영상시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