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향기는 혼자 / 홍성란 * Walking Through The Path Of Life - Ernesto Cortazar 목이 긴 향기는 혼자 / 홍성란 또, 강 건너 바라보는 한 사람 있었습니다 재첩 껍질 화석이 된 망초꽃 핀 둑방에서 눈망울 슬픈 사슴처럼 미어지는 가슴 있었습니다 갈대숲 흰 언저리, 흰 모래밭은 달려가고 오다 가다 빈 배만 꿈길에도 졸고 있어 .. #시/영상시 2012.12.02
따뜻한 슬픔 / 홍성란 카쉬(Karsh) 作 따뜻한 슬픔 / 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 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 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시/영상시 2012.12.02
겨울 숲의 은유 .......... 나호열 겨울 숲의 은유 나호열 살아남기 위하여 단 하나 남은 잎마저 떨구어 내는 나무들이 무섭다. 저 혼신의 몸짓을 감싸는 차디찬 허공 슬픔을 잊기 위해서 더 큰 슬픔을 안아 들이는 눈물 없이는 봄을 기다릴 수 없다. Yuriko Nakamura - Capriccio #시/영상시 2012.12.02
절정 / 박숙이 절정 / 박숙이 요즈음 내 몸이 절정이다 시월이 물이 들면 나도 물든다 적막의 무게에 내 마음 한 가지 뚝, 부러질 것만 같다 내 이름조차,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 생년월일도 깡그리 잊어버리리 산길처럼, 누군가를 굽이굽이 기다리리 내 몸이 지독한 가을빛이다 이제, 쑥부쟁이처럼 활.. #시/영상시 2012.11.30
사랑굿 4 / 김초혜 Esperanza / Keiko Guest 作 사랑굿 4 / 김초혜 나는 너에게 누가 알면 큰일나는 겹도록 감추어 둔 비밀이고 싶다 종일을 숨어 그대 생각해도 마음 한금 건드리지 못하고 가난하고 약해지는 뚝 뚝 눈물이 되는 버릇 남은 살 몇 점 더 태워 뼈인 발목 절룩이며 울고 섰는데 거울 앞에 서지 않는 너.. #시/영상시 2012.11.30
눈빛으로 말하다 /나호열 눈빛으로 말하다 나호열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기다려 보지 않은 사람에게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잔뜩 움켜쥐었다가 제 풀에 놓아 버린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독약 같은 그리움은 찾아오지 않는다 달빛을 담아 봉한 항아리를 가슴에 묻어 놓고 평생 말문을 닫은 사람 눈빛으로 보고 눈빛.. #시/영상시 2012.11.29
아지매는 할매 되고 / 허 홍 구 Speak Softly Love / Andy Williams 아지매는 할매 되고 / 허 홍 구 염매시장 단골술집에서 입담 좋은 선배와 술을 마실 때였다 막걸리 한 주전자 더 시키면 안주 떨어지고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술 떨어지고 이것저것 다 시키다보면 돈 떨어질 테고 그래서 얼굴이 곰보인 주모에게 선배가 수작을 부.. #시/영상시 2012.11.29
독작(獨酌) / 박시교 독작(獨酌) / 박시교 상처 없는 영혼이 세상 어디 있으랴 사람이 그리운 날 아, 미치게 그리운 날 네 생각 더 짙어지라고 혼자서 술 마신다. #시/영상시 2012.11.28
연인의 자격 / 유안진 연인의 자격 / 유안진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 #시/영상시 2012.11.28
그리움 / 김초혜 그리움 / 김초혜 천둥소리 내 안에서 머뭇거리는 것을 보니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다보면 그대 이마를 적시는 비가 되어 내릴 수도 있으리라 동백꽃 그리움 / 김초혜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 만월(滿月).. #시/영상시 201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