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음악] 아지랑이 당신은 알고 있나요 햇발이 꼬리를 감추고 숙면에 들어갈 때 쯤이면 어느새 달려나온 달맞이 꽃 그 눈망울이 젖어있는 이유를 당신은 알고 있나요 별과 달 그림자가 내려와 강물에 발자국을 새길때면 수면에 그려지는 무수한 영상들 그 파문조차 서러운 이유를 당신은 알고 있나요 잊을.. #시/영상시 2012.12.16
하얀 뱃바닥 / 김 영 재 권희경 누드크로키 하얀 뱃바닥 / 김 영 재 갈매기 뱃바닥이 하얗다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음란하게 그녀의 배가 하얗겠지 마음 먹었다 철 이른 봄 바다를 보며 배가 고픈 것이었다 Chris Spheeris - Eros #시/영상시 2012.12.09
꽃 또는 절벽 / 박시교 꽃 또는 절벽 / 박시교 누구나 바라잖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Flying Over The Canyons / Frederic Delarue #시/영상시 2012.12.09
천국에 관한 비망록 / 나호열 천국에 관한 비망록 / 나호열 - 42.195㎞ 천국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옥을 통과해야만 한다 비록 이 길이 지옥에서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이 길이 천국에서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태어난 곳으로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이 길이 죽음으로 완성되는 천국으로 .. #시/영상시 2012.12.09
수화(手話) ㅡ 나희덕 수화(手話) 나희덕 네가 듣지 못하는 노래, 이 노래를 나는 들어도 괜찮은 걸까 네가 말하지 못하는 걸 나는 감히 말해도 괜찮은 걸까 새들이 울면 그 소리를 네게 들려주고 싶다 그래서 새의 날개처럼 손을 활짝 펴고 눈은 붉게, 하늘을 보며 온몸으로 지저귀면 문득 가지를 넘어 날아가.. #시/영상시 2012.12.09
실망했던 세상 / 이생진 실망했던 세상 / 이생진 누구나 한번쯤은 실망했던 세상을 그래도 달래가며 살아가는 것은 기특하다. 어지러운 틈새로 봄이 순회처럼 들어오면 꾀꼬리 걱정을 하고 나뭇잎이 푸르르면 내 몸매도 유월로 차리던 사람 일시불을 꺼내주며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살라고 졸라도 살아가기 막막.. #시/영상시 2012.12.06
나만 / 홍성란 나만 / 홍성란 문득 미운 걸 보면 아직 널 사랑하나 봐 잊었다 해놓고선 또 문득 미운 걸 보면 잊었다, 다 잊었다는 내 거짓말을 나만 몰랐네 #시/영상시 2012.12.05
젓갈 / 이대흠 젓갈 / 이대흠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는 어머니의 몸 아닌 것이 없다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주신 젓갈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먹으려다 보니 이런, 어머니의 속을 절인 것 아닌가 범능/ 어머니의 손 #시/영상시 2012.12.05
연인 곁에서 / 괴테 연인 곁에서 태양이 바다에서 여린 빛을 비추이면 나는 너를 생각하지 희미한 달빛이 우물에 떠 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하지 먼 길 위에 먼지가 일어날 때 나는 너를 본다 깊은 밤, 좁은 오솔길에 방랑객이 비틀거리며 다가올 때 거기서 까마득한 소리를 내며 파도가 일 때 나는 네 소리를 .. #시/영상시 2012.12.05
사랑의 끝- 김충규 사랑의 끝- 김충규 실연하고 돌아오는 저녁 길은 무화과 잎처럼 딱딱해져 버린 입을 다물었습니다 무수한 애원과 변명에도 당신은 기어이 내게 뒷모습을 보였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사랑이 끝이라는 증거임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시밭 지나오지 않았는데도 .. #시/영상시 201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