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김소월 개여울 김소월 詩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 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강물이 봄바람에 헤적일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 #시/詩 2010.11.24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시/詩 2010.11.11
내가 화살이라면/문정희(1947~) 내가 화살이라면 내가 화살이라면 오직 과녘을 향해 허공을 날고 있는 화살이기를 일찍이 시위를 떠났지만 전율의 순간이 오기 직전 과녘의 키는 더 높이 자라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팽팽한 허공 한가운데를 눈부시게 날고 있음이 전부이기를 금빛 별을 품은 화살촉을 달고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고독.. #시/詩 2010.11.09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이외수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因緣은 노래가 되고 어떤 因緣은 傷處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傷處도 無彩色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안으며 나지막이 그대 이름을 부른.. #시/詩 2010.10.11
기다림의 나무/이정하 기다림의 나무/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었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荒.. #시/詩 2010.10.11
마광수 시집 [일평생 연애주의] 마광수 시집 <일평생 연애주의>가 예쁜 양장본으로 문학세계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잘가라, 내 청춘>, <당신은 사랑을 몰라요>, <우울한 날의 정사(情死)>, <나태는 미(美)의 원천>, <남자로 태어난 슬픔>, <사랑 죽이기> 등 60 여 편의 시를 싣고 있는 이 시집은, 마광수 특.. #시/詩 2010.08.03
그대를 만나기 전에 그대를 만나기 전에 . . . . . 안도현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빈 들판을 떠돌다 밤이면 눕는 바람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긴 날을 혼자 서서 울던 풀잎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집도 절도 없이 가난한 어둠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바람도 풀잎도 어.. #시/詩 2010.08.03
한사람을 사랑했네/이정하 한사람을 사랑했네 사랑을 얻고 나는 오래도록 슬펏다. 사랑을 얻는다는 건 너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아니었으므로 너를 체념하고 보내는 것이었으므로 너를 얻어도 혹은 너를 잃어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 같은것 #시/詩 2010.07.14
개사돈/김형수 개 사돈/김형수 눈 펑펑 오는 날 겨울 눈 많이 오면 여름 가뭄 든다고 동네 주막에서 술 마시고 떠들다가 늙은이들 간에 쌈질이 났습니다. 작년 홍수 때 방천 막다 다툰 아랫말 나주 양반하고 윗말 광주 양반하고 둘이 술 먹고 술상 엎어가며 애들처럼 새삼 웃통 벗고 싸우는데 고샅 앞길에서 온 동네 보.. #시/詩 2010.05.24
If I can.... 네 가슴 숨은 상처 보듬을 수 있다면 If I can…… Emily Elizabeth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onto his nest, I shall not live in vain. 만약 내가…… 에밀리 E.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 #시/詩 201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