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問/漢字

川澤納汚(천택납오)

경호... 2012. 1. 31. 03:09

川澤納汚(천택납오)

字 解】 川(내 천) 澤(못 택) 納(들일 납) 汚(더러울 오)[원래 汙인데 汚와 같은 뜻]

 

【 뜻 】 하천이나 못은 더러운 물을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우두머리 되는 사람은  대소 선악(大小善惡)의 사람을 널리 포용(包容)  함'을 비유.

【出 典】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 宣公(선공) 15년조

 

【고 사】

춘추 시대, 초(楚)나라 장왕(莊王)은 사마신주(司馬申舟)를 제(齊)나라로 보내면서, 다른 나라를 지날 경우 반드시 그 나라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당시의 관례를 무시하고, 신주에게 송나라에는 아예 알리지도 말라고 하였다.

그런데 신주가 송나라를 지나고 있을 때, 송나라의 대신(大臣) 화원(華元)은 식견이 있는 자로서 초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지나면서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곧 송나라를 멸시한 것이라 여겼다. 그는 송나라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기 위하여, 신주를 잡아 죽이는 한편, 초나라의 칩입에 대한 방어책을 준비하였다.

 

 楚子使申舟聘于齊, 曰, “無假道于宋.” 亦使公子馮聘于晉, 不假道于鄭. 申舟以孟諸之役惡宋,

 曰, “鄭昭、宋聾, 晉使不害, 我則必死.” 王曰, “殺女, 我伐之.” 見犀而行.

 及宋, 宋人止之. 華元曰, “過我而不假道, 鄙我也. 鄙我, 亡也.

 殺其使者, 必伐我. 伐我, 亦亡也. 亡一也.” 乃殺之. 楚子聞之, 投袂而起.

 屨及於窒皇, 劍及於寢門之外, 車及于蒲胥之市. 秋九月, 楚子圍宋.

  **屨[신 구] 짚신, 미투리, 가죽신 따위.

 기원전 594년, 신주가 피살되었다는 소식이 초나라에 전해지자, 초 장왕은 크게 노하여 직접 대군을 이끌고 송나라를 공격하였다. 송나라는 화원의 지휘로 군민(軍民)이 하나가 되어 죽을 각오로 싸웠다. 쌍방 간의 전투가 여러 달 지속되었으나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송나라는 초나라 군대를 막으면서, 한편으로는 진(晉)나라에 구원을 청하였다.

송나라 사신 악영(樂嬰)이 진나라에 도착하자, 진나라 경공(景公)은 곧 출병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대부 백종(伯宗)은 극구 반대하며 경공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번에 순임보가 패배하였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출병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채찍이 길다 해도 말의 배까지는 닿지 않는다(雖鞭之長, 不及馬腹)'고 했습니다.

하늘이 초나라를 돕고 있으니, 그들과 싸워서는 안됩니다. 진나라가 강하다고 하나, 어찌 하늘을 어길 수야 있겠습니까?

속담에 이르기를 '일을 처리함에 있어 뜻을 굽히고 펴는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다'고 하였습니다(高下在心).

하천이나 연못은 오수와 탁수를 받아들이고, 산과 늪은 독충을 숨어 살게 하며, 아름다운 옥도 하자[흠]를 숨기고 있으니, 임금께서도 치욕을 참는 것이 하늘의 상도(常道)입니다. 그러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宋人使樂嬰齊告急于晉, 晉侯欲救之. 伯宗曰, “不可. 古人有言曰, ‘雖鞭之長, 不及馬腹.’ 天方授楚, 未可與爭. 雖晉之强, 能違天乎? 諺曰, ‘高下在心.’ 川澤納汙, 山藪藏疾, 瑾瑜匿瑕, 國君含垢, 天之道也. 君其待之!” 乃止. 

    **嬰[어린아이 영]

이에 진나라 경공은 군대를 보내지 않고, 해양(解揚)이라는 대부(大夫)를 사신으로 보내 송나라를 위로만 하였을 뿐, 사실상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였다.

 

 

참고1】


老子翼(노자익)이란 책에 李宏甫(이굉보)의 주석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릇, 산과 늪이 속에 질병을 간직함[山藪藏疾-산과 늪에는 독초 따위가 있다]은
지극한 부드러움[至柔]이요, 내와 연못이 더러운 것을 받아들임[川澤納汚]은 지극한 약함[至弱]이다. 진실로, 사직(社稷)의 주인된 자가 나라의 많은 허물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천하의 임금된 자가 나라에 비천한 인간이 없고 사해(四海)에 흉한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면, 그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들을 미리 자르고 없애버리고자 하지만 헛된 수고일 뿐이다." <李宏甫>

李贄(1527~1602) 字 탁여(卓如), 굉보(宏甫). 호는 탁오(卓吾)·독오(篤吾) . 泉州 晉江 출생

 

참고2】

鞭長莫及(편장막급) ; '채찍이 길어도 (말의 배에는)미치지 못한다'라는 말로,  '능력(能力)이 미치지 못함'을 비유.

 

高下在心(고하재심) ; 본래는 「상황에 맞추어 타당한 방법을 채용한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대권(大權)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행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爾虞我詐(이우아사) ;「서로 의심(疑心)하거나 서로 속임」을 뜻하는 말이며, 「爾詐我虞(이사아우)」라고도 한다.

 

築室反耕(축실반경) ;「둔전병(屯田兵)에 의한 장기적인 방위책을 강구(講究)함」을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