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問/漢字

2012 올해의 사자성어

경호... 2012. 4. 19. 16:07

2012 임진년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


 

2009년 한국 사회를 특징 짓는 사자성어는 '방기곡경(旁岐曲逕)'이었다. 옆으로 난 샛길과 구불구불한 길. 이는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일을 추진한다는 것을 비유할 때 많이 쓰인다. 율곡 이이가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소인배는 “제왕의 귀를 막아 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2010년은 '장두노미(藏頭露尾)'로 정리된다. '감춰진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가 지은 '점강진.번귀거래사'라는 문학 작품에 나온다.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노미장두'라고도 한다. 타조가 위협자에게 쫓기면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다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맨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2011년에는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 중국 진(秦)나라 때의 사론서(史論書)'여씨춘추'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나쁜 일을 하고도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즉 자기가 한 일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비판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춘추시대 진나라 범무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그 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짊어지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짊어지고 가기에는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웠다. 망치로 깨서 가져가려고 종을 치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백성은 다른 사람이 종소리를 듣고 와서 종을 빼앗아 갈까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깼다고 한다.

 

2012년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8년에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함을 비유한 호질기의(護疾忌醫)

2007년에는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의미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도덕불감증 세태를 풍자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각각 선정됐다.
2006년 密雲不雨(밀운불우, 구름은 빽빽하지만 비는 오지 않는 상태로,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 직전인 상황)

2005년 上火下澤(상화하택, 위는 불 아래는 연못으로 소모적으로 분열.논쟁하고 갈등하는 현상)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같은 무리와 당을 만들어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것으로, 정파나 이해관계에 따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등은 비교적 평이한 사자성어로 꼽혔다.

[희망의 사자성어]

2010년엔 '강구연월(康衢煙月)'을 내놨다.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연기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이라는 뜻을 지닌 강구연월은 태평성대의 풍경을 묘사할 때 쓰인다. 이 말은 중국 요 임금 시대에 백성들이 태평성대를 노래한 동요 `강구요'(康衢謠)에서 유래한다.

 

2011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을 뽑았다. 민귀군경은 맹자 진심 편에 실린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성어이다.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kbs 올해의 사자성어를 통해 본 재미있는 말]

시벌로마(施罰勞馬: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내린다) 즉 열심히 일하는 부하직원을 못잡아 먹어 안달인 직장상사에게 흔히 하는 말.

시벌로마(施罰勞馬) : 주마가편(走馬加鞭)과 의미 상통하는 고사성어로 이 역시 그 유래를 아는 자가 거의 없다. 열심히 일하는 부하직원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직장상사의 뒤통수에 대고 흔히 쏘는 말. 아랫사람들이 잠시 쉬는 꼴을 잠시도 용인 못하는 일부 몰상식한 상사의 3보 뒤에서 낮은 톤으로 잘근잘근 씹어주면 효과만점이다. “ㅆ~ㅂ~놈아.”라고 발음하는 자는 본 고사성어의 유래를 모르는 탓이다.  

 

족가지마(足家之馬: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삼가라) 즉 자기의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말. 족가지마(足家之馬) : 새옹지마(塞翁之馬)와 쌍벽을 이루는 고사성어로 세간에 유래를 아는 이가 극히 드물다. 자기의 주제도 모르고 남의 일에 번번이 참견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수시로 하는 사람에게 비웃듯 충고하는 말로 알려지고 있다. 족가지마를 “ㅈ~까지마.”라고 발음하는 것은 세간의 잘못이다. 족가지마의 유래를 모르는 탓이다.

어주구리(漁走九里: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벼든다) 즉 능력도 안 되는 이가 센척하거나 능력 밖의 일을 하려고 할 때 사용하는 말. 어주구리(漁走九里) : 능력도 안 되는 자가 센척하거나 능력 밖의 일을 하려고 할 때, 주위의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며 상용하는 말. 이 고사성어는 내뱉을 때 비꼬는 듯한 말투로 약간 톤을 높여 말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아~쭈구리!”라고 발음하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이는 어원의 유래를 무시한 상투적 발음이라 하겠다. 중국 한나라 말기의 일이다. 어느 연못에 예쁜 잉어가 한 마리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연못에 굶주린 메기 한 마리가 침입하였고, 메기는 잉어를 보자마자 잡아먹으려고 했다. 잉어의 연못의 이곳저곳으로 메기를 피해 도망 다녔으나 역부족이었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진 잉어는 초어적(超漁的)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궁지에 몰린 잉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뭍으로 튀어 오르게 되고, 지느러미를 다리삼아 냅다 뛰기 시작했다. 메기가 못 쫓아온다는 걸 알게 될 때까지 잉어가 필사적으로 달린 거리는 약 9리 정도 되었을까? 암튼 10리가 좀 안되는 거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잉어가 뛰는 장면을 목격한 한 농부가 잉어의 뒤를 따랐다. 잉어가 뛰기를 멈추었을 때, 그 농부는 이렇게 외쳤다. “어주구리(漁走九里), 고기가 9리를 달렸도다.” 그리고는 기진맥진한 잉어를 포획하여 귀가했고, 잉어탕을 끓여 온 식구가 맛있게 먹었다고 전한다. 어주구리(漁走九里)를 “아~쭈구리!”라고 발음하면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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