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끓는 물 / 이성목

경호... 2012. 1. 30. 12:48

 

 

저 투명하게 지워진 물의 기억 속에도
물결이 남아 있을까

그대 몸에 손을 댄다 그렇게 뜨거웠다던
사랑의 신열은 아직도
끓는점을 지나가지 못한 것 같았다

불이 닿자
희고도 눈부신 그대의 영혼이
물의 몸을 벗어 던졌다

나는 뜨거운 물의 날개를 잡으려 했다
그대 기다려주지 않았다

손바닥에
그대 살던 물집 하나 남아
내 사랑 이토록 쓰라리고 아픈 것일 뿐

한번 불을 본 물은
어떤 형식에도 묶이지 않았다

--------------------------------- 끓는 물 / 이성목

 
 

  For The Good Times - Kris Kristoff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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