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나, 덤으로 / 황인숙

경호... 2012. 1. 26. 22:10

 

 

 

 

 

 

나, 덤으로 / 황인숙

나,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다니고
아,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삶 / 황인숙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외상값.

 

 

 

꿈 / 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못 다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 황인숙

 

하얗게

하얗게

눈이 시리게

심장이 시리게

하얗게

 

네 밥그릇처럼 내 머릿속

하얗게

 

아, 잔인한, 돌이킬 수 없는 하양!

외로운 하양, 고통의 하양,

불가항력의 하양을 들여다보며

하얗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그립고 또 그립고

못 다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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