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덤으로 / 황인숙
나,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다니고
아,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삶 / 황인숙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외상값.
꿈 / 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못 다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 황인숙
하얗게
텅
하얗게
텅
눈이 시리게
심장이 시리게
하얗게
텅
네 밥그릇처럼 내 머릿속
하얗게
아, 잔인한, 돌이킬 수 없는 하양!
외로운 하양, 고통의 하양,
불가항력의 하양을 들여다보며
하얗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그립고 또 그립고
못 다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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