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고
너를 보내고 너를 품에 안는다
이 가련한 기억의 누더기를
눈먼 새도 돌보지 않는
마른 나이위에 걸친다
햇빛 잘 쬐어
색 바래면
적멸보궁 가는 길에
징검다리로나 쓰거라
열 손톱에 불을 켜고
기다렸던 사랑
아는가, 처음부터 회오리 광풍
빈 하늘을 쪼개는
짧고 뜨거운 한 문장을
너를 보내고 너를 품에 안는다
아무도 읽지 않은
묘비명 위에
흰 눈이 신음처럼 덮일 것이다
문 정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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