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漢詩및 시조

無題 / 李商隱

경호... 2007. 12. 4. 03:37

 

 

無題 / 李商隱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상견시난별역난 동풍무력백화잔)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춘잠도사사방진 납거성회누시건)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효경단수운빈개 야음응각월광한)
蓬萊此去無多路 靑鳥殷勤爲探看 (봉래차거무다로 청조은근위탐간)


만날 때 어려웠듯 헤어지기 더욱 힘들어
동풍은 힘이 없어 갖은 꽃 다 시드네.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짜기를 다하고
촛불은 재가 되어서야 눈물이 마른다네.

새벽 거울에 검던 머리 희어짐을 슬퍼하고
혼자 밤에 시 읊으니 달빛이 차갑네.
여기서 봉래산이 멀지만은 않으니
파랑새야 나를 위해 은근히 그를 찾아가 보렴.



* 당나라 말기의 대표적인 유미주의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이 쓴 여러 편의 무제시(無題詩)중 한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상은은 무척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감당하지 못할 사람에게 정을 쏟고 사랑을 퍼부었다가
결국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애를 태우며 혼자만이 간직한
비밀스런 사랑의 감정을 시원스럽게 표현하지도 못하고서 '무제(無題)'라는
제목을 빌어 혼자만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 무제시의 대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서로 만나기도 어렵더니만 헤어지기도 어렵구려.
어차피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면 차라리 헤어지자고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그런 말을 할 기회마저도 가질 길이 없으니 이 안타까움을 어찌 한단 말이오.
나른한 봄바람에 온갖 꽃들이 다 시드는 이때에....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실 뽑기를 그만 두고, 촛불은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물이 마르는 법, 내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이 생명이 다하기 전에는 내 사랑을 결코 포기할 수 없네."

사랑의 노래치고 이처럼 곡진한 사랑의 노래가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