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및生活常識]/建康茶.食品.料理

버섯 가을의 ‘보약’ .호박꿀단지.대추고(大棗膏) / 힐링후드

경호... 2015. 7. 7. 01:31

 

면역력 ‘쑥쑥’ 버섯 가을의 ‘보약’

 

환절기 기운 돋우는 ‘일등공신’

 

 

▲ 항암 효능이 뛰어나 신령버섯으로도 알려진 아가리쿠스버섯.

최근 제주에서 화산토와 마분을 이용한 인공재배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버섯의 계절이다. 사계절 시장에는 버섯이 전시돼 판매되고 있지만 요즘처럼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야말로 면역력 증진에 일등공신인 버섯을 섭취해야 할 때다.

 

버섯이 최근 건강식으로 대접받는 것은 면역력 향상 외에도 여러 효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어트다. 버섯의 열량은 100g당 30㎈ 안팎에 불과하다. 몸에 좋다는 녹색 채소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대신 수분이 90% 이상이고 식이섬유 역시 풍부하다. 변비 예방과 치료에 유효한 것도 그 때문이다.

 

 

 

▲ 노루궁뎅이버섯

 

 

그러나 역시 버섯의 효능 중 근래에 들어와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항암 작용이다. 영지, 운지, 상황, 아가리쿠스, 차가버섯 등 수많은 버섯이 항암 식품으로 분류돼 있다. 버섯의 이 같은 항암 효능은 고유의 다당체인 베타글루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있다.

 

베타글루칸은 거의 모든 버섯에 들어있지만 그중에서도 몇몇 버섯이 특히 항암버섯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베타글루칸이 대식세포(암세포 등을 잡아먹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차례 학계에 보고됐다. 일본은 30년 전부터 버섯에서 베타글루칸을 추출해 항암제로 사용해왔다. 전문가들은 버섯의 주요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암세포를 직접 죽이지는 못하지만 암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귀리나 보리 등의 곡물에도 베타글루칸이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버섯과 그 구조가 다르다. 귀리나 보리의 베타글루칸은 단지 식이섬유로만 작용한다. 반면에 버섯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은 면역 증강작용이 있는데, 이 같은 효능은 버섯 베타글루칸의 독특한 구조(베타 1.3/1.6 글루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화산토와 마분을 이용한 인공번식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는 아가리쿠스버섯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1.3글루칸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 버섯은 브라질 피에디테 지역의 특수한 기후조건에서만 자라는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대장암 치료에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아가리쿠스버섯은 우리나라에서 ‘신령버섯’ 혹은 ‘흰들버섯’으로도 불리며, 1985년경부터 일부 암 투병 환자들이 해외에서 구입해 복용하면서 일반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아가리쿠스버섯 재배에 성공한 일본에서는 이 버섯이 특히 대장암, 갑상선암, 위암 등의 예방에 효능이 있다고 믿어져왔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와 국내 일부 농가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아가리쿠스버섯은 양송이와 유사하지만 버섯대가 양송이보다 두껍고 길며 흰색이다. 버섯을 씹으면 달고 담백한 맛이 나는데 ‘찐 밤’ 맛을 연상시킨다.

 

아가리쿠스의 베타글루칸 성분은 암 예방은 물론 당뇨병 예방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D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아가리쿠스버섯은 42∼45% 정도의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육류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영양보충에도 좋다. 그래서 달여서 차나 농축액을 만들고 남은 버섯은 찌개에 넣어 먹을 것을 생산자들은 권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도깨비도로 인근에서 제주아가리쿠스버섯농장을 운영하며 화산토와 마분(馬糞)을 이용한 버섯 재배에 성공한 김상민 대표는 “아가리쿠스버섯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탁월한 효과를 지녀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비의 버섯으로 겉모양은 양송이와 비슷한데 버섯대는 양송이보다 두껍고 길며, 향기가 강렬한 것이 특징”이라며 “먹을 땐 금방 딴 버섯을 그냥 드셔도 좋지만 유통 과정에서 상하기 쉬우므로 동결건조시키거나 말려서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전 치매 예방효과가 밝혀지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노루궁뎅이버섯도 역시 유명한 항암 버섯 중 하나다. 농촌진흥청이 이 버섯으로 동물 실험을 한 결과 뇌의 기억력 중추인 해마 부위에서 노루궁뎅이버섯 추출물 투여군의 경우 신경성장인자(NGF)의 발현이 1.2배 늘어났다. 특히 공간능력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 프로테인 카이네이즈 에이(PKA)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는 버섯으로 활엽수에서 주로 자라며 최근 재배법이 개발돼 식용과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인삼특작이용팀 노형준 박사는 “노루궁뎅이버섯은 아미노산과 기타 영양요소가 높은 식품으로 치매의 일종인 인지능력 저하를 해결해줄 수 있는 기능성 식품 원료로 개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버섯의 효능을 놓고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효능을 100%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버섯이 천연물질이고 독성과 부작용이 없다 해도 자가면역질환 등 일부 질환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항암 효능만 해도 환자의 증상, 체질 등에 따라 전혀 효능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

 

 

 

 

 

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

 

호박꿀단지

 

 

 

 

늙어서 껍질이 단단하고 씨가 잘 여문 호박을 청둥호박이라 한다.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하다 해서 맷돌호박이라 하고 잘 성숙한다는 뜻에서 숙과용 호박이라고도 부른다. 호박은 잘 익을수록 당분이 늘어나 단맛이 증가한다. 따라서 청둥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 되어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유익하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중풍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산후 부종에 삶아 먹으면 이뇨작용을 하여 산모의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가 있다. 시골에서는 가을에 누렇게 잘 익은 청둥호박을 짚으로 엮어 시렁에 매달아 잘 보관하여 가을에서 이듬해까지 이용하였다.

 

호박꿀단지는 이처럼 몸에 좋은 청둥호박으로 만든 음식이다.

호박꿀단지를 만들기 위해선 꼭지 부분을 마개가 될 수 있게 직경 5㎝ 정도로 동그랗게 도려내고 속의 씨를 긁어낸다. 이어서 꿀을 한 홉쯤 넣고 도려낸 부분을 다시 막아 큰 솥에 체다리를 걸치고 물이 닿지 않게 부은 후 바구니를 체다리에 얹고 청둥호박을 올린다.

뭉근한 불에 3∼4시간 동안 찐 후에 한 김을 내보내고 나서 호박을 가만히 들어내어 마개를 열고 속에 괸 물을 따라 마신다.

 

산모는 조금씩 데워 마시면 산후에 영양보충이 되고 부기가 빠진다. 국물을 따르고 호박을 반으로 갈라서 씨는 빼서 따로 모아 말려두고 호박살은 숟가락으로 파서 먹는다. 달큼한 맛이 좋다.

호박물을 따로 마시지 않고 삶은 호박 전체를 베보자기에 싸서 큼직한 양푼에 체다리를 걸치고 호박이 들어갈 만한 소쿠리를 놓은 뒤 무거운 맷돌로 눌러서 국물로 짜서 마시기도 한다. 요즘에는 블렌더로 갈아서 마시기도 한다.

 

청둥호박의 씨에는 두뇌 발달 효과가 있는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긁어낸 씨는 따로 모아 말려서 볶아 먹기도 하고 강정이나 식혜에 넣어 먹기도 한다.

청둥호박은 삶아서 보약으로 먹기도 하고, 호박죽, 호박떡을 만드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호박떡은 껍질을 벗겨낸 청둥호박을 세로로 잘게 잘라 가을볕에 잘 말려 두었다가 사용한다.

청둥호박에 고구마, 팥, 넝쿨콩, 찹쌀 새알심 등을 넣어 호박범벅을 만들면 뜨거울 때 먹어도 좋고 식은 후에 먹어도 좋다. 또한 말린 호박오가리로 만드는 호박오가리나물 등이 있다.

 

서양문화에서 온 핼러윈데이에 호박 속을 파내고 호박 껍질을 악마의 모습으로 오려서 장식하거나 호박 속에 촛불을 켜는 축제가 요즘 유행이다. 이러한 서양식 축제를 우리의 다양한 청둥호박 음식으로 대신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대추고(大棗膏)

 

 

 

 

햇대추가 나오는 가을이다. 예로부터 대추는 우리 음식에서 제사음식, 혼례음식 등의 전통의례음식에 빠져서는 안 되는 귀중한 식품이다. 우리 음식에 대추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대추편, 약식, 약편, 설기, 단자 등의 떡 종류와 대추조림, 대추초, 대추차, 고명 등이 있다.

 

대추는 예로부터 ‘양반 대추 한 개가 아침 해장’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대추는 독이 없고 맛이 달아 약을 달이거나 한방건강식에는 꼭 들어간다. 대추의 효능은 속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보호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감기예방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대추고(大棗膏)도 대추를 이용한 음식의 하나다. 대추고는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한번에 만들어 두고 저장해 놓은 뒤 조금씩 나누어 쓴다. 대추고는 단맛이 있는 대추살을 고아 만들었으므로 자체의 단맛이 있어 설탕이나 꿀을 넣지 않거나 조금만 넣어도 달다.

 

전통음식연구가인 고 강인희(1919~2001) 교수의 대추고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대추를 충실하고 잘 마른 것으로 골라 꼭지를 따고 잘 씻어 물기를 뺀다. 이것을 대추살이 씨에 붙어있지 않도록 씨를 발라내고 대추살을 세 쪽으로 자른다.

이렇게 자른 대추살을 큰 냄비에 넣고 대추와 물을 1 대 3 정도로 부어 체에 걸러 약한 불에서 긴 주걱으로 바닥을 저으면서 고추장 농도 정도로 걸쭉하게 고아낸다.

만들어진 대추고는 식혀서 조금씩 나누어 밀폐 그릇에 담아 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쓴다.

살을 발라낸 대추씨는 냄비에 넣고 자작할 정도로 물을 부어 처음에는 센불에서 끓이다가 차츰 뭉근한 불에 푹 고아서 체에 거른 뒤 대추차로 마시거나 따로 국물을 보관해 둔다.

 

대추고가 들어가는 음식으로는 멥쌀가루에 대추고를 넣어 고루 섞은 다음에 막걸리와 설탕을 약간 넣고 체에 내려서 시루에 안치고 위에 각종 고명을 얹어 쪄내는 약편이 있는데, 충청도에서 많이 먹는 떡류이다.

 

박혜원(식품과학부) 신한대 교수는 얼마 전 대추고를 이용해 대추편을 만들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백편을 만들 때 대추고를 넉넉히 넣어 손으로 비벼서 잘 섞어 시루에 안치고 그 위에 밤채, 대추채, 석이채를 고루 섞어서 고명으로 얹어 쪄낸다. 대추고를 이용한 대추편은 보기에도 좋고 부드러우며 대추고의 향긋한 단맛이 먹기에 좋다. 가을 향기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