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너도 느리게 살아봐 / 장영희

경호... 2013. 7. 9. 08:47

 

 

 

 

 

 

 

 

 

 

 

 

너도 느리게 살아봐 / 장영희

 

 

 

수술과 암술이

어느 봄날 벌 나비를 만나

눈빛 주고받고

하늘 여행 다니는

바람과 어울려

향기롭게 사랑하면

튼실한 씨앗 품을 수 있지.

 

그 사랑 깨달으려면

아주 천천히 가면서

느리게 살아야 한다.

 

너울너울 춤추며

산 넘고 물 건너는

빛나는 민들레 홀씨

그 질긴 생명의 경이로움 알려면

꼭 그만큼 천천히 걸어야 한단다.

 

 

 

 

 

 

 

번쩍 하고 지나가는 관계 속에서는

다사로운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하고

사랑 한 올 나누지 못한다

 

쏜살같이 살면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할 것

볼 수 없단다.

 

마음의 절름밭이 일수록

생각이 외곬으로 기울수록

느리게 살아야 하는 의이를

가슴에 새겨야 한단다.

 

아이야 ,

너도 느리게 살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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