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았던 눈물 터지듯
이별의 편지를 쓰다 말고
문득 눈 마주치는
가을 숲
키 큰 나무
그동안
너무 많은 길과
뿌리지 않은 씨앗의
텅 빈 열매를 찾았던 수고로움
고개 숙이니
마음의 빈 터 가득한데
버리지 못하겠다고
가슴 말라버린 잎새
주먹 쥔 나무들 곁에
느낌표 처럼 홀연히
다 벗어버린
서성거림
그러나 나는
끝끝내 잡을 수 없는 그대의
안개
심지를 버린 불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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