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千手經

무비스님 풀이 『 천수경 』 - 【천수경의 위치와 사상】- 1. 『천수경』의 위치 - 비밀스러운 한 부분으로 남겨두기

경호... 2011. 10. 17. 02:17

          【천수경의 위치와 사상】
             1. 『천수경』의 위치
            - 비밀스러운 한 부분으로 남겨두기 그러면 대승 경전 속에는 왜 밀교적인 부분이 필요했을까요? 부처님께서는 『반야심경』에서 공(空)에 대한 도리를 모두 밝혔습니다. 그리고는 그 마지막에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고 하는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범어로 결론을 맺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공의 철학을 다 설명했지만 그래도 어디엔가 감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말하자면 모두 다 드러내 놓으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감추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반적인 심리에서 출발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선사 스님들도 상당히 많은 시간 동안 법문을 하시고는 주장자를 높이 들어 한번 치면서 '이 도리를 알겠는가'라든지 '할(喝)'이라고 하여 기어이 알지 못하는 부분을 남겨 놓습니다. 이처럼 법문을 구색에 맞게 제대로 해 놓고는 주장자를 내리 치거나 들어 보이면서 그 뜻을 감추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은 그 뜻이 우리가 모를 이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밀스러운 어떤 한 부분을 남겨 놓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짜 원리인지도 모릅니다. 밀교라고 하는 것은 대승 불교의 마지막 꽃을 피운 한 부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화경』에서 모든 설법을 남김없이 다 마치신 후에 그것이 모두 방편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게 방편이었다고 선언하시면서도 끝에 가서는 결국 알지 못하는 진언(다라니)을 한 쪽 놓았던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밀교의 흔적입니다. 그 숨겨 놓은 비밀스러운 한 부분을 해석해 보아도 본문과 크게 다르거나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예로 요즈음에는 『반야심경』의 마지막에 나오는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는 진언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또 웬만한 책에는 모두 해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뜻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우리의 인체에서도 감춰 놓은 부분이 별 것은 아니지만 으레 감춰놓게 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인간의 마음이 본래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선사 스님께서 법문을 마치고 주장자를 높이 드는 것이나 대승 불교의 마지막 꽃을 피운 밀교적인 현상도 결국은 그러한 원리에 입각한 것입니다. 뜻을 알고 보면 그렇게 깊은 뜻도 아니고 몰라야 할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천수경』에 나오는 다라니를 위시해서 『반야심경』에서 보이는 진언이나 『능엄경』의 '능엄주'등에서 보듯이 진언의 그 뜻을 해석해 놓고 보면 알아서는 안 될 그러한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이제는 불교신자들도 이런 점에 눈을 떠야 합니다. 요즈음은 모든 것이 알려지는 세상입니다. 따지고 보면 비밀이라고 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평생 그 뜻을 모르고 외워온 진언들도 이제는 그 내용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천수경』속에는 '진언'혹은 '다라니'라고 하는 것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천수경』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뜻도 요즈음에는 법회 등에서 해석되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비밀스럽게 여겨왔던 다라니를 해석함으로써 그 뜻을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신심이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예로서 언제부터인가 사찰에서 제사를 지낸다거나 의식을 행할 때 우리말로 해석된 의식문을 같이 읽으면서 의식을 집행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뜻을 알고 행하면 마음과 정성이 거기에 담기게 되어 훨씬 더 집중이 잘 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수경』의 뜻을 풀이해서 이해하는 일은 신앙심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