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千手經

무비스님 풀이 『 천수경 』 - 【천수경의 위치와 사상】- 1. 『천수경』의 위치 - 한국불교의 밀교적 요소

경호... 2011. 10. 17. 02:15

【천수경의 위치와 사상】
   1. 『천수경』의 위치
    - 한국불교의 밀교적 요소 한국 불교의 특징은 한마디로 말해서 대승 불교, 혹은 선불교라고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불교, 가장 발달된 불교로 꽃을 피웠던 대승 불교가 선불교와 함께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전해지면서 그 두 가지가 합쳐져 있는 양상이 바로 한국 불교입니다. 그래서 흔히 한국불교는 모든 불교적 내용을 전부 지니고 있다고 해서 통불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 불교는 소승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등 여러 가지 불교적 특성을 골고루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의 예로서 한국불교에서 선불교는 굉장히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절에서는 흔히 법문에 들어가기 전에 입정(入定)이라고 하여 참선에 해당되는 고요한 시간을 갖습니다. 또 전문적으로 참선공부에 열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참선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며, 마음의 안정이 깊어지면 그것은 곧 삼매로 이어집니다. 그 삼매를 통해 바람직한 지혜가 생긴다고 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 가운데서도 정은 그 중심에 들어 있습니다. 정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참선인데 한국 불교는 그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며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불교의 또 다른 일면으로 대승 불교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후기 대승불교는 그 안에 밀교적 색체를 갖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는데 그 만큼 대승경전 속에서는 밀교적 요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부터 공부하려고 하는 『천수경』도 다분히 밀교적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밀교경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흔히 대승 경전의 대표적 경의 하나로 꼽을 수 있고, 우리가 너무도 잘 외우고 있는『반야심경』은 연기(緣起)의 기본이 되는 공사상(空思想)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마지막 부분에는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는 것이 들어 있습니다. 이 진언이 바로 밀교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대승 불교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며, 부처님의 모든 진리를 하나도 남김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화엄경』에서 선재동자가 50선지식을 친견하는 과정을 살펴보아도 그 안에는 밀교적 내용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승가대학에서 스님들이 정시과목으로 공부하는 『능엄경』에도 '능엄주'라고 하는 진언이 상당히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 또한 밀교적 색채의 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이 '능엄주'는 오로지 참선에만 전념하는 선방에서도 독송하여 참선생활의 일부로 삼고 있습니다. '능엄주'를 외우는 일 자체는 선이 아니라 밀교의 색채를 띤 부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살펴볼 때 한국불교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신행 활동의 상당히 많은 부분은 밀교적 요소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사찰에서 낙성식을 하거나 상량식을 할 때 『천수경』속의 다라니를 적어서 걸어 놓게 됩니다. 여기에는 도량을 옹호하고 청정하게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불교신자들 중에서는 정초가 되면 '옴마니반메훔'이란 진언을 몸에 지니거나 집안에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또한 밀교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하는 신앙생활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한국 불교 안에는 참선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상적인 신앙생활 속에는 밀교적 색채도 상당히 뿌리 깊게 스며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