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마지막을위한이야기

모든 스트레스에 영(0)을 곱하세요

경호... 2008. 12. 19. 20:46

"용서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용서 받아야 할 자는 바로 저네요."

어떤 이가 참회하면서 내놓은 이야기입니다. 지금껏 주위에 마음에안 들거나 미운 이들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내 마음이 진짜 문제였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예컨대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똑같은 정도의 스테레스를 안겨 주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욕을 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하였을 때, 과연 각각의 반응은 어떠할까요? 똑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바로 성을  낸다든가, 어떤 이는 같이욕을 해댄다든가 할 것이고 혹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이도 있으며, 그냥 속으로 참고 지나가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고통은 보통 외부에서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수용하는 만큼 느끼기 때문입니다.

 

'인연因緣' 이란 인因과 연緣의 합성어입니다. 예컨대 외부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객관적 요인인 '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거나 참아 넘기거나 하는 내 마음은 주관적 요인인 '인'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똑같이 100에 해당하는 정도의 스트레스가 주어졌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여기에 '인'을 1을 곱하고 혹은 2,3을 곱해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각각 100, 200 혹은 300에 해당하는 만큼의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 가장 큰 스트레스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일 것입니다. 자신보다 앞선 딸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넘기고 자신도 천연덕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방거사는 다음과 같은 시를 읊은 바 있습니다.

 

사방에서 함께 모여들어                       十方同聚會

낱낱이 무위법을 공부하니                    箇箇學無爲

이곳은 부처를 가리는 장소라               此是選佛場

마음이 공하여야 급제해 돌아가리라     心空及第歸

 

무위법이란 놓는 공부를 말합니다. 지식을 쌓고 명예를 쌓고 재산을 쌓는 공부가 아니라, 몸뚱이에 대한 애착을 놓고 분별심을 내려놓는 공부입니다. 선불장이란 부처를  가리는 곳, 즉 부처를 뽑는 곳입니다. 부처로 뽑히려면 마음이 공하여야 합니다. 마음이 공하다는 것은 결국 모든 스트레스에 영(0)을 곱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십시오. 지금 당신을 흔들어 놓고 어지럽히고 있는 모든 것을 말입니다. 살체도 없는 공허한 그 무언가에 마음을 뺏겨 눈이 어두워진다면 당신은 진정한 것을 볼 수 없게 됩니다. 당신 마음의 짐들이 실체가 없음을 알게 될 때, 마음의 행복으로 향하는 당신의 발걸음은 가벼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