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의 못을 뽑고
복효근
사랑했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야 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 것이
생이 새어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유랑과 가난을 운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짚시들의 애환.
바이올린으로 하여금 뼈 속에 박힌 한을 끄집어 내어
극적인 비애로 표출하는 세계최고의 짚시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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