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벽과 문 / 천양희

경호... 2015. 7. 14. 07:25

 

 







 

          벽과 문 / 천양희

          이 세상에 옛 벽은 없지요 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되는 오늘이 있을 뿐이지요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사실이 사실은 문제지요 닫아걸고 살기는 열어놓고 살기보다 한결 더 강력한 벽이기 때문이지요 벽만이 벽이 아니라 때론 결벽도 벽이 되고 절벽 또한 벽이지요 절망이 철벽 같을 때 새벽조차 새 벽이 될 때도 없지 않지요 세상에 벽이 많다고 다 낭비벽이 되는 건 아닐 테지요 벽에다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보다보면 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허공처럼 큰 문은 없을 듯하지요 이 세상 최고의 일은 벽에다 문을 내는 것* 자, 그럼 열쇠 들어갑니다 벽엔들 문을 못 열까 문엔들 벽이 없을까 * 인도의 선각자 비노바 바베의 말.

'#시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 참!  (0) 2015.07.14
희사함喜捨函 / 임술랑  (0) 2015.07.14
우산 속으로 비 소리는 내린다 / 함민복  (0) 2015.07.14
곰국 / 신혜경  (0) 2015.07.14
새 / 유자효  (0) 201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