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새 / 유자효

경호... 2015. 7. 14. 07:13

 

 







        새 / 유자효

        산불이 났다 불의 바다 속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새는 나무 위를 맴돌며 애타게 부르짖었다 그 곳에는 새의 둥지가 있었다 화염이 나무를 타고 오르자 새의 안타까운 날개짓은 속도를 더해갔다 마치 그 불을 끄기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둥지가 불길에 휩싸이는 순간 새는 벼락처럼 떨어져 내렸다 그리곤 감싸 안았다 갓 부화한 둥지 속의 새끼들은 그리고는 순식간에 작은 불덩이가 되었다 품페이에는 병아리들을 날개 속에 감싸안은 닭의 화석이 있다 -시집『성자가 된 개』(시학,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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