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問/風水.命理

[조용헌의 八字기행]

경호... 2015. 7. 14. 03:26

 

[조용헌의 八字기행]

점도 사람 체질 따라 약발 다르다고

…현실적인 태음인 예언 잘 안 믿어

 

 

 

 

 

 

 

팔자를 바꾸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스승을 만나는 경우다. 어떻게 해야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것인가?  ‘나에게는 이 시점에서 스승이 정말 필요하다’는 간절한 생각을 항상 품고 있어야 된다.

간절한 생각이 없으면 옆에 스승이 있어도 모른다. 제자가 준비가 돼 있을 때만 스승이 나타난다. 준비라는 것은 충고를 받아들일 만큼의 자기성찰과 겸허한 마음, 그리고 자기가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야 스승의 지도를 수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튕겨 버린다.

여자 사업가 K씨. 사업하면서 여러 가지 한계 상황을 느끼다 보니까, 항상 자기를 바른 길로 지도해 줄 스승을 찾았다. 그러다가 필자 소개로 어느 도사를 알게 됐는데, 그 도사는 ‘팔공산 도사’였다.

도사를 소개해 줘도 대강 한두 번 스치는 인연으로 끝내는 사람도 많은데, K씨는 팔공산 도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라는 대로 잘 따랐다.

어느 날 K씨는 전원주택을 하나 사게 됐다. 그의 남편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까, 서울을 떠나 시골의 한적한 야산 밑에서 집을 하나 짓고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

하지만 K씨의 자금 사정이 압박을 받아 빚만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새로 전원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도저히 없었다. 그래도 남편은 시골집을 하나 갖기를 소망했다. 팔공산 도사에게 이 문제를 상의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도 초가집을 하나 사주시오. 빚을 내서라도 사주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이 타고나기를 명(命)이 짧게 타고났는데, 시골에다가 조그마한 집을 하나 사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을 하나 사는 것이 어떻게 수명 연장과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인가. 얼른 이해가 안 됐지만, 도사님 말씀이니까 하라는 대로 따랐다.

설령 연장이 안 되더라도 남편에게 벤츠 한 대 사준 셈 치고, 은행 대출을 받아 덕유산 자락에다가 어떤 사람이 살다가 내놓은 조그만 별장을 구입했다. 남편은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시간만 나면 서울에서 평일에도 밤늦게 차를 몰고 와서 이 집을 고치고 다듬었다. 남편이 건축 관련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손수 집을 고치는 데 열성이었던 것이다. 어느 날은 집의 축대를 고쳐야만 했다. 축대를 좀 더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남편 회사에서 해외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수주한 공사가 하나 있었는데, 현장 실사를 나갈 일이 생겼던 것이다. 아프리카는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고, 케이프타운은 꼭 한번 여행하고 싶었던 지역이었다. 거기에다가 출장경비 1만달러를 전액 회사가 부담해 주는 좋은 조건이었지만, 이 남편은 아프리카에 출장 가는 일을 포기했다. 덕유산 집의 축대를 공사 중이었기 때문이다.

공사 인부들 불러다 놓고, 자기만 몸을 빼서 보름 일정의 아프리카 여행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말하자면 집 고치는 일이 아프리카 가는 일보다 더 좋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남편 대신에 직장의 다른 후배가 출장을 갔다. 그 후배는 출장을 가면서 “선배님 대신에 저를 갈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케이프타운에 가면 어떤 선물을 사다 드릴까요. 원두커피를 사다 드릴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후에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들려왔다. 아프리카에 출장 갔던 후배가 죽은 것이다. 자동차가 갑자기 도로에서 벗어나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자동차에 탑승했던 인원 전부가 사망한 참혹한 사건이었다. 새벽에 전화로 이 사고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그 부부는 가슴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아! 내가 죽는 팔자였구나!’

만약에 집의 축대를 고치는 일을 벌이지 않았으면 거기에 가서 죽을 운명이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그 깨달음은 부인인 K씨에게 절절하게 다가왔다. 팔공산 도사가 집을 사야만 남편 명을 잇는다는 말을 부인에게만 은밀하게 전해줬던 것이다. 부인은 남편에게 ‘이 집을 사면 당신 명을 잇는다’와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남편이 이런 예언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자기 명 짧다고 하면 기분 좋다고 할 사람 아무도 없다. 거기에다가 ‘저 여자가 자기 남편 좋아서 집을 산 게 아니라, 엉터리 도사 말 믿고 집을 산 것이다’라는 조롱을 듣기 싫어서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부부간이라도 말을 하지 않고 보안을 지키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에 속한다. 왜냐하면 체질적으로 여자는 점(占)을 좋아하고, 남자는 카지노(현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 체질 중에서도 예언과 점을 가장 밝히는 체질은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멀리 내다보는 일을 중시하기 때문에 주역과 도사, 그리고 예언을 좋아한다. 반대로 태음인이 가장 점을 믿지 않는다.

태음인은 눈앞의 현실만을 숭배하는 철저한 리얼리스트가 많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일단 믿지 않는다는 것이 태음인의 인생관이다. 태음인 다음으로는 소음인이 점을 믿지 않는다.

눈앞의 현실에 충실하자는 것이 소음인의 가치관이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 경우는 집을 사서 남편의 명을 이었다고 볼 수 있다. 팔자의 스리쿠션은 이렇게 미묘한 부분을 함축하고 있어서, 그 과정을 처음부터 합리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도 6년 전쯤에 이 팔공산 도사의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다. 2006년은 육십갑자로 병술(丙戌)년이었는데, 이 병술은 오행으로 풀면 불이 폭발하는 해였다. 필자 팔자에는 불이 많이 들어 있어서, 불을 피하고 물을 만나야만 운이 좋아진다. 그래서 이 병술년이 오는 것을 아주 두려워했다. 불에다 또 불을 붓는 격이었기 때문에 어떤 불길한 사건이 올지 두려웠다. 필자는 그 사건이 혹시 자동차 사고 같은 일로 오지 않을까 하고 방비를 했다. 차를 아주 조심했다. 그러나 사건은 몸에서 왔다. 병술년에 심장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심장은 오행으로 불(火)에 해당한다. 불이 과도해지니까 심장이 약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시기에 필자는 신문 칼럼 연재에 한창 열중해 있을 때였다. 1주일에 평균 3~4개의 칼럼을 써 댔으니 아무리 건강한 몸이라도 과부하가 걸릴 상황이었다.

 ‘과도한 글쓰기가 내 몸을 망쳤구나! 얻은 것은 허명(虛名)이요, 잃은 것은 건강이로다!’ 이런 한탄을 하면서 신문 연재를 중단하려고 마음먹었었다. 그때 문제의 팔공산 도사가 한마디 조언을 해줬다.

 

“조 선생님 글 쓰는 일은 중단하면 안 됩니다. 조상의 영혼들이 시키는 일이므로 칼럼 쓰다가 죽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지금 중단한다 하더라도 조금 쉬면 다시 또 써야 될 팔자입니다. 어차피 쓸 일 같으면, 힘들더라도 견디면서 계속 쓰는 게 낫습니다.”

당시 필자는 이 한마디 말에서 많은 위로와 안심을 얻었다. 아울러 팔공산 도사는 이사를 권했다. 살고 있는 집을 옮기는 것도 운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에 속한다. 혹시나 저승사자가 찾아오는 일이 발생할지라도, 번지수가 바뀌면 저승사자가 길을 잃고 만다. 그래서 운 나쁠 때는 이사 가는 것도 운을 바꾸는 전통적인 처방 가운데 하나다. 삶의 위기상황에서 실력 있는 도사를 만나는 것도 커다란 인연복(因緣福)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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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동양학자·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정윤정] / MK

 

 

 

[조용헌 살롱]

 21세기와 少陰人

 

사상체질론(四象體質論)에 의하면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한 체질로 유형화된다. 신장(腎臟)이 크면 어떻게 되는가. 신장은 수기(水氣)를 관장하는 장기이다. 고로 신장이 크다는 것은 물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물이 많다는 것은 욱 성질을 잘 안 낸다는 의미이다.

물이 많은 체질은 차분하며 대체로 내성적이고 꼼꼼하다. 남에게 공격적인 말도 잘 안 한다. 부드럽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으므로 각종 시험 준비에 강한 체질이다.

추측건대 고시 합격자의 50%는 소음인 체질이 아닌가 싶다. 다른 공무원 시험도 마찬가지이다. 시험으로 뽑는 자리는 소음인이 유리하다.

소음인의 주특기 가운데 하나는 열을 쉽게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열 받지 않는 기질이 컴퓨터와 궁합이 맞는다. 지금은 컴퓨터 화면을 많이 들여다보아야 먹고 살 수 있는 시대이다. 스마트폰도 결국 화면 들여다보는 것이고, 사무실의 업무 처리도 어지간한 일은 컴퓨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 몸을 움직이고 뛰어다녀야 할 일의 상당수가 책상의 컴퓨터 화면으로 대체되었다. 몸을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컴퓨터 화면은 무엇인가? 불(火)이다. 컴퓨터는 전기와 배터리에서 왔다. 전기는 불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화면은 불의 자식인 셈이다. 불에 강한 것은 물이다.

소음인은 오랫동안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해도 다른 체질에 비해서 피로가 덜하다. 다른 사람과 사귀는 데도 소극적이고, 말을 많이 하고 싶지도 않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는 소음인 체질에 컴퓨터는 찰떡궁합의 이기(利器)이다.

불이 많은 태양인이나 소양인에게 컴퓨터는 별로 맞지 않는다. 양인들은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면 머리로 열이 오르는 상기증(上氣症)이 온다. 필자도 양인 체질인데, 글 쓰다가 상기증 와서 고생 많이 했다.

소음인의 약점은 비장이 작아서 소화 기능이 약하다는 점이다. 소화불량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음식만 적게 먹으면 된다. 소화 기능이 약하다는 점만 빼놓으면 21세기는 소음인이 살기에 적합한 시대이다. 안철수도 소음인 체질로 보인다. 광복 이후 등장했던 대선 주자 가운데 소음인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른 경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인 것 같다.

 

 

/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