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후두 등 상부 호흡기 발생 바이러스 질환
인후통·콧물·미열… 결막염·설사 동반도
날이 추워지면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이 바로 ‘감기 조심하세요’다. 이때 감기에는 물론 ‘독감’도 포함된다. 흔히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독감과 감기는 다르다.
감기는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 등 상부 호흡기에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는 수백 종으로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여기에 속하며 그중 리노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코감기가 가장 많다.
감기의 전염 경로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한 것이다. 대기 중에 퍼져 있는 환자의 기도 분비물도 전염원 중 하나다. 또 손이나 입 등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전염된다.
반면에 독감은 호흡기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호흡기 질환이다. 이 병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뉘며 각 형마다 항원형의 변이 및 유전자 재조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4일에서 2주 정도 콧물이나 코막힘, 두통, 미열 등을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코감기와 인후통, 인후 건조증 또는 쉰 목소리 등이 주 증상인 목감기, 그리고 기침, 객담 등이 주로 나타나는 기침감기 등으로 분류한다. 대개는 발열이나 오한과 함께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드물게는 결막염이나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감기는 보통 합병증 없이 회복되며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독감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지만 병이 진전되며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1∼3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자기 38도가 넘는 고열에 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 근육통 등 몸살 기운이 더욱 심해지고 눈이 시리고 아픈 것을 비롯해 온몸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발생해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 만약 독감이 회복될 즈음에 다시 열이 나고 기침이나 누런 가래가 생기면 2차 감염에 의한 폐렴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합병증으로 세균성 폐렴 외에 탈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울혈성 심부전증이나 천식, 당뇨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합병증으로 부비동염과 중이염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노인과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중대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감기는 단일 바이러스 질환이 아닌 관계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약제를 선택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백신 같은 예방약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감기약으로 알고 있는 해열제나 항생제 등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조적인 약에 불과하다. 특히 항생제는 단순한 감기에는 필요하지 않고,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하게 된다.
독감은 비록 변이가 많다고 하나 인플루엔자 단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유행을 예측해 혈청형에 따른 백신도 사용하고 있으며 항바이러스제로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약제는 증상 발현 후 가능하면 24∼30시간 내에 사용해야 효과적이나 대부분의 환자가 그 시기를 넘겨서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에 독감에서 항바이러스제의 역할은 미미하다.
감기와 독감 모두 추위로 인한 급격한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갑자기 추워지면 면역력의 지표인 체온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충분한 휴식과 함께 고른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공공장소에 다녀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경우에는 귀가 후에 손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
<도움말=김승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오한·근육통… 맵고 시원한 향신료가 ‘굿’
사상체질별 감기예방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 등을 지녀 한방에서 약재로 처방해 온 향신료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하, 겨자, 고추, 생강. 김호웅 기자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향신료도 몸에 맞는 것을 골라 먹으면 약이 된다. 특히 대부분의 향신료가 향이 자극적인 대신 제각기 지닌 성분의 약효도 강력해 한방에서는 오래전부터 향신료를 주요 약재로 처방해 왔다. 그러나 사상의학에 따르면 사람마다 제각기 체질이 다르고, 아무리 좋은 향신료라고 해도 체질과 상반되는 것을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의 사람이 청양고추처럼 매운 향신료를 자주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주장이다. 사상의학 전문가의 도움말로 체질별로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는 향신료를 알아본다.
◆태양인 = 태양인은 간이 약한 대신 폐가 잘 발달한 체질의 소유자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빈약하고 얼굴은 큰 편이다. 척추와 허리가 약해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기대거나 드러눕기를 좋아한다. 게다가몸이 찬 체질의 소유자여서 일단 감기에 걸리면 간 해독에 문제를 보이며 근육통에 심한 오한과 발열을 겪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태양인 체질의 소유자에게는 간 해독에 유익한 겨자와 양파가 많이 추천된다. 겨자와 양파는 유황 성분을 지녀 모두 간해독을 돕는다. 겨자는 맵고 성질이 따뜻해서 폐를 따뜻하게 해주고 기관지의 염증을 가라앉혀서 가래를 없애준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한방에서는 겨자의 씨인 ‘개자(芥子)’를 가래 기침 치유를 위한 약재로 애용해 왔다. 또 양파는 고지혈증에 최고의 음식일 뿐만 아니라 거담작용이 강해서 가래 기침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소양인 = 소양인은 비위 기능이 좋고 신장 기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체질의 소유자다. 특히 비위 중에서도 위장의 기능이 잘 발달해 있다. 그만큼 위장이 뜨겁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4개의 체질 중에서 소양인이 가장 몸이 뜨거운 체질이라고 꼽는다. 몸에 열이 많기 때문인지 성질도 급한 편이다.
몸이 뜨겁고 성질도 급하기 때문인지 감기 몸살까지 걸리면 고열 증상을 보이며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몸을 식혀주는 약재를 처방해 왔다.
향신료 중에는 서늘한 기운의 박하가 좋다. 박하는 땀을 나게 해서 감기로 열이 있거나 인후통이 있을 때 효과가 매우 좋다. 특히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어서 자기 전에 복용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열도 내리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태음인 = 태음인의 특징은 간기능이 발달한 대신 폐기능은 부실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호흡기와 순환기 계통의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체질이다.
태음인에게 좋은 향신료는 고추와 마늘이다. 고추는 비타민B, 비타민C가 풍부해서 몸의 저항력과 면역력을 높인다. 비타민C는 활성산소를 잡아 폐기능을 좋게 해준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매운맛을 내고 몸에 열이 나도록 한다. 또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마늘 역시 몸에 들어온 세균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기관지나 폐에 쌓인 노폐물들을 배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마늘은 예로부터 자양강장 식품으로 애용돼 왔고 유기유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해독작용이 뛰어나다. 알리신 성분이 지질과 결합해서 피를 맑게 하고,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나왔던, 마늘을 많이 먹는 한국사람이 중국인이나 일본인보다 독감에 덜 걸린다는 말도 속설이 아니고 이처럼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
◆소음인 = 소음인 역시 태양인과 마찬가지로 몸이 비교적 찬 체질의 소유자다. 외관상으로는 상체가 빈약하고 비교적 마른 체형을 지녔다. 신장 기능이 원활히 돌아가는 대신 비위 기능은 떨어진다.
소음인에게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강과 후추가 많이 권해진다. 생강에는 진저롤이라는 매운맛 성분이 있어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혈액을 맑게 해서 혈관질환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 생강차를 자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며 기침 가래도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다.
후추는 위액분비를 촉진해서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나게 해서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한편 소음인 체질의 소유자는 몸을 식혀주는 양배추나 상추, 오이 등의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고들빼기처럼 쓴맛이 나는 나물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안준철 동양한의원 원장>
삿갓 쓴 ‘산 속의 고기’… 면역력 쑥 ! 기침 뚝 !
표고버섯
▲ 그윽한 향과 깊은 맛을 지녀 ‘귀족 버섯’으로 불려온 표고버섯이 최근 들어 항암 효능까지 지닌 ‘웰빙 식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미식가들로부터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53세의 시저가 23세의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할 수 있었던 건 돼지고기에 표고버섯을 넣은 요리를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일화가 있다. 표고가 그만큼 몸에 좋은 음식임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얘기일 것이다. 표고의 독특한 향미는 원래 유명하지만 몸에 좋은 건강식이라는 사실도 현대 식품영양학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표고는 최근 선호되는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비타민과 미네랄,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해 신체의 성장과 발육은 물론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표고를 일러 ‘산속의 고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표고버섯의 면역력 증강과 이로 인한 항암 효능에 대한 연구까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1970년쯤 표고버섯의 탄수화물 성분에서 추출된 다당류가 항종양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특히 표고버섯에 들어 있는 다당류 가운데 ‘렌티난’이라는 성분은 체내 면역세포들 간의 정보전달물질인 인터루킨의 활성화를 도와 실질적으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체내로 침투한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을 먹어버리는 대식세포, T세포 등 면역 세포들의 활동성을 높여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독감이나 뇌염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해 억제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렌티난이 항암물질로 분류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각종 치료약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
표고는 이 같은 항바이러스 효능 외에도 다이어트는 물론 골다공증 예방, 혈압 강하작용, 혈중 콜레스테롤 강하작용 등의 효능을 지녔다. 일단 표고는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식이섬유를 풍부히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에 좋다. 식이섬유는 장 청소와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해 장기적으로는 대장암도 예방해 준다.
표고에 함유된 미네랄 성분으로는 인,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또 표고는 햇빛을 쪼이면 비타민D2가 되는 에르고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는데 비타민D2는 칼슘 흡수를 촉진시켜 골격과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중년의 골다공증도 예방해 준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건표고버섯이 생표고버섯보다 좋다고 말한다.
표고가 혈압 강하와 당뇨병에 좋다는 이야기는 표고버섯 균사체에서 추출할 수 있는 ‘에리타데닌’ 성분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에리타데닌을 일정 기간 경구 투입한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줄어들었다고 한다.
표고에 풍부한 비타민B1, B2, B6 등의 비타민B 복합체들도 놓쳐선 안 되는 성분들이다. 비타민B1은 질병에 걸렸거나 수술 직후 혹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필요한 비타민으로 신경계와 정신적인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정신건강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비타민B2 역시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는 비타민으로 유명한데 결핍되면 구순염,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난다. 또 비타민B6는 육류 소화를 돕는 비타민으로 혈액을 구성하는 항체와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결핍되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비타민B6는 엽산과 결합할 경우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처럼 혈관에서 작용하는 호모시스테인을 제거한다.
그리고 20여 가지 아미노산 중 9가지 필수아미노산은 인체에서 합성이 불가능한데 표고에는 이러한 아미노산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곡류에 부족한 라이신, 콩류에 부족한 메티오닌, 트립토판 등이 많이 들어 있다. 표고버섯을 넣은 찌개의 독특한 향미도 바로 그 같은 다양한 아미노산들이 어우러져서 내는 맛이다.
표고는 삿갓이 펴진 모양, 거북등의 균일한 갈라짐 상태, 육질의 신선도 등에 따라 값이 천양지차다. 표고를 고를 때는 갓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약간 오므라진 상태에서 갓 밑의 주름이 뒤집혀 있지 않은 것이 좋다. 또 윤기가 나며 손상된 흔적이 없고 살짝 만져서 탄력이 있으면 최상품이다.
생표고버섯은 구입한 후 7일 정도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건표고버섯은 장기간 냉동 보관할 수 있다. 건표고버섯의 경우 찬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으면 원래 모습이 된다.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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