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면역계 이상 탓… 만성 피부질환
무릎·팔꿈치·두피에 각질·가려움 방치하면 관절염 등 각종 합병증
만성피부질환인 건선 환자들에게 겨울은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날씨가 건조해지고 추워지면 피부가 민감해지는 데다, 자외선 노출도 부족해 염증반응도 심해진다. 건선은 피부의 특정 부위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두꺼워지며 그 위에 붉게 보이는 홍반과 하얀 각질인 인설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주로 피부 자극을 많이 받는 무릎이나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생기며 방치할 경우 얼굴로 번지기도 한다.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음으로써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을 지녔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50만 명 정도의 건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의료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결코 드문 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건선 환자가 병을 감추고 있어 매우 드문 병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건선의 원인으로는 면역계 이상이 가장 먼저 꼽힌다. 대개 면역 이상이라고 하면 면역의 저하를 생각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병은 면역의 저하가 아니라 면역시스템이 과다하게 자극되거나 지속적으로 그 스위치가 켜져 있어서 생긴다. 면역시스템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균을 죽이거나 내부에서 생기는 암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면역시스템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순간에만 작동해야지 과도하게 스위치가 오래 켜지면 문제가 된다.
건선이 생기는 원리도 면역계가 피부 세포를 공격하여 성장 주기를 빠르게 하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이 생긴 부위는 세포의 교체 기간이 6∼8배나 빠르다.
건선은 장기적으로 보면 만성질환이나 단기적으로 보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므로 어떤 때는 치료하지 않아도 좋아지고 따라서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방치하는 것이므로 심혈관계질환 등 각종 대사성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여준다.
특히 건선이 합병증으로 ‘건선 관절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건선관절염은 건선을 유발한 염증 세포들이 손가락과 발가락을 시작으로 관절을 공격해 생기는 질환이다.
건선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발가락과 같은 작은 마디(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손가락·발가락 전체가 붓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척추에도 많이 발생하여 허리나 등에 통증을 일으킨다.
비교적 경미한 건선에는 연고제가 사용된다. 그러나 건선의 수가 너무 많거나 침범한 면적이 넓으면 연고제를 바르기 어렵고, 약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도 있어 자외선 치료나 먹는 약을 처방한다.
최근에는 먹는 약의 단점을 개선한 주사제가 나와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주사제는 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제제이므로 생물학적제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외선치료 혹은 광선치료도 많이 시행되는데 최근에는 자외선 중에서도 더욱 효과적인 특정 파장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협대역자외선치료기도 등장했다.
건선은 한 번 걸리면 재발이 반복되는 등 완치가 어려우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장시간의 목욕은 피부의 수분과 피지막을 제거하여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외상 부위에 건선 병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때를 밀거나 스크럽제 사용도 피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역시 건선의 악화인자다. 취침 전 음주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고,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도 건선의 발생 위험도를 2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환자들은 건선의 정도가 심하고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는 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 유도물질이 건선 치료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도움말 = 이주흥(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대한건선학회 회장>
힐링푸드
뽀얀 ‘뿌리채소’… 세포 되살리는 ‘먹는 보습제’
‘건선’예방에 좋은 음식
동면에 앞서 단백질과 지방을 몸에 저장하는 동물들처럼 식물은 영양분을 뿌리에 저장한다.
땅속 기운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느리게 자란 제철 뿌리채소는 녹말, 당, 미네랄,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축적돼 있어 예로부터 ‘천연 보약’으로 여겨져 왔다.
뿌리채소 가운데 피부에 좋다는 마와 우엉, 연근을 소개한다.
◆ 마 = 최근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가 피부에 좋은 것은 알란토인이라는 성분을 지녔기 때문이다. 알란토인은 화장품 재료로도 쓰이는데 세포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등 피부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켜 준다. 특히 건선과 관련해서는 수분 유지력을 향상시켜 주고, 죽은 각질 세포의 탈락을 도와 거친 피부 표면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가꿔주는 효능도 지녔다.
마는 자를 때 나오는 끈적끈적한 점액물질인 뮤신이 몸에 좋은 기능을 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뮤신은 소화기관의 보호 및 소화운동의 윤활제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마의 뮤신 성분이 위산과다와 위궤양 치료도 돕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비만증 환자에게 매일 아침 꾸준히 마를 갈아 먹인 결과 체중 감량과 함께 위와 장 건강을 회복했다는 임상보고도 있다.
소염과 노화방지 작용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테로이드인 ‘디오스게닌’이라는 화합물도 마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데 항암효능을 지녔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 우엉 = 우엉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독특한 향이 일품인 대표적인 뿌리채소다. 소화를 촉진시키면서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증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몸이 허약한 이들에게 특히 많이 권해졌다.
우엉은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건선 등의 피부질환 치료제로 이용해 왔다. 특히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생길 때 아주 훌륭한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차로 달여 마시거나, 음식의 형태로 만들어 먹었다. 짓찧어서 피부에 직접 바르기도 했다고 한다. 우엉의 이 같은 피부질환 치료 효능은 아르기닌과 탄닌 등의 성분 때문인 것으로 최근 밝혀지고 있다. 특히 탄닌은 피부 점막세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편 최근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우엉 뿌리에 함유된 물질인 폴리아세틸린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와 진균을 처치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발견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엉의 섬유소는 장을 자극해 변비를 해결해 준다. 따라서 노폐물이 장 안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대장암을 예방해 준다. 또 우엉의 이눌린 성분은 인슐린과 같은 작용을 해 당뇨환자의 혈당을 떨어뜨리고, 이뇨작용을 도와 콩팥의 기능을 개선해 준다. 전문가들은 우엉 껍질이 영양가가 많고 맛도 좋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흙이 묻어있는 것을 골라 깨끗이 씻은 다음 껍질째 익히거나 볶아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 연근 = 연근 역시 마나 우엉과 마찬가지로 소화기능을 개선해 주는 뿌리채소 중의 하나다. 비타민C와 비타민B가 풍부해 피로해소를 도우며 마에도 있는, 끈적한 점액성분이 소화를 촉진시킨다. 섬유질 역시 많이 들어있어 대장 기능 개선에도 좋다.
피부와 관련해서는 비타민C와 탄닌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질환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C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콜라겐 합성에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분이다. 연근은 100g당 비타민C를 57㎎ 함유하고 있다. 이는 당근(8㎎), 무(16㎎), 감자(36㎎) 등 다른 뿌리채소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비타민C의 보고라는 감귤(조생종 기준 44㎎)보다도 함량이 높다. 특히 연근에는 채소로서 드물게 비타민 B12가 들어 있어 빈혈을 예방하고 간 해독을 돕는다.
‘야들야들’ 가자미… ‘까칠’ 피부 달래주네
프롤린 등 아미노산 성분 풍부… 면역체계 개선·혈액 순환 도움
▲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가자미. 수온이 떨어진 요즘 잡히는 것들이 살이 더 차져서 식감이 좋다고 한다. 김호웅 기자
가자미는 산란기를 앞둔 이른 봄이 제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자미는 봄과 겨울 두 차례 산란을 한다. 따라서 산란을 앞둔 요즘도 역시 가자미는 제철이다. 미식가들은 오히려 겨울 산란기를 앞두고 잡은 가자미들이 낮은 수온으로 인해 살이 더 차지면서 단단해져 식감이 좋다고 말한다.
한방에서는 가자미가 성질이 평안하면서 맛이 달고 독이 없어 허약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북돋워준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가자미를 많이 먹으면 양기를 움직이게 한다고 돼 있다. 그래서 가자미가 많이 나는 동해에선 산모의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가자미미역국’을 끓여 먹였다고 한다.
가자미가 이처럼 서민들을 위한 보양식으로 인정받은 것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몸의 뼈대와 살, 피부 등을 만들어내는 아미노산 성분을 풍부하게 지닌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가자미는 각종 피부질환에도 유익한 식품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이는 피부가 약 20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로 이뤄져 있고, 가자미야말로 피부에 좋은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흔히 가자미의 껍질 부위에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에 좋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인체에 섭취돼 사람 피부의 콜라겐층을 형성하는 것은 껍질의 콜라겐이 아니라 가자미 살점 속의 아미노산 성분들이다.
가자미의 경우 피부재생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통하는 프롤린과 아르기닌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프롤린은 콜라겐 합성과 유지에 필수 성분으로 특히 상처 치유를 돕는다. 연골의 재생 촉진과 관절 건강에도 유익한 성분이다.
아르기닌은 정자에 존재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인체의 면역체계를 좋게 하며, 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그래서 발기부전 치료제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 피부 혈류 기능도 원활하게 해 노화 방지 및 탄력 증대, 세포 조직 성장 유지에도 한몫을 한다.
이와 함께 프롤린과 아르기닌은 자외선 자극으로 인한 멜라닌의 과잉 생성을 억제해 기미 주근깨를 예방해주며 활성산소를 제거해 피부 노화도 예방해준다.
건선증세 개선과 관련해 필요한 아연 등의 미네랄 성분도 가자미에는 많다. 아연은 피부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미량금속으로서 아연이 부족하면 피부 각질화가 빨라지고 상처 회복이 느려진다. 아연은 가자미 외에도 연어나 게, 새우 등의 갑각류와 굴 등의 어패류에도 많이 들어있다.
또 가자미는 흰 살 생선으로는 드물게 동맥경화와 혈전 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가자미의 불포화지방 가운데 하나인 오메가3 성분은 아라키돈산이 체내에서 변형되어 만들어지는 아이코사노이드의 생성을 억제한다. 아이코사노이드는 염증을 일으키고, 붓고 열이 나게 하며 혈소판이 잘 뭉치게 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불포화지방산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이다. 등푸른 생선 종류(고등어, 청어, 정어리, 참치 등)의 DHA, EPA 성분이 면역반응을 줄여준다는 다수의 논문이 있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는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그래서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흰 살 생선이든 등푸른 생선이든 골고루 섭취하라고 환자에게 교육하고 있다.
이 같은 피부에서의 효능 외에도 가자미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과 트레오닌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가자미 간에는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살에는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D가 많다. 특히 비타민B1은 소화를 돕고 뇌 신경을 활성화하며 스트레스도 완화시켜 준다.
한편 가자미에는 상대적으로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가 적게 들어있어 당근, 배추 등과 같은 채소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일부 지방에서는 가자미에 조밥과 고춧가루, 무채 등을 넣고 삭힌 가자미식해를 만들어 먹는데 영양학적으로 가자미보다 오히려 뛰어나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무의 비타민 C가 가미되고, 조밥의 조가 당뇨와 빈혈을 다스리고 대장에 이롭게 작용하며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수의 효소가 소화를 돕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움말 = 이병철 자연으로 한의원 원장>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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