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습 / 문병란
갑자기 헤어지면
눈물이 날지 몰라
우린 미리 조금씩 헤어지는 거야
날마다 눈물을 아껴
가슴 깊은 데 몰래 감춰두는 거야.
사랑은 주는 것인가 받는 것인가.
더더구나 뺏는 것인가
그날 밤 뒤따라 오던 열사흘 달이
두 눈 흘기며 구름 사이에 숨었지.
입술 훔치던 밤
숲 속에서 밤새가 울고
기뻤는데도 우리는 자꾸
눈물이 났었지 그날 밤.
이별은 끝이 아니라고
시작이라고 말한 밤
멀리 멀리 떠나가 비로소
그대 가까이 가는 연습을 시작하는 거야.
사랑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닌 오래 간직하는 것 비로소
눈물은 가슴 속 까만 씨앗으로 영그는 거야.
'#시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금소총(古今笑叢) / 홍성란 (0) | 2013.02.25 |
---|---|
나는 이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 양주동 . 조선의 맥박(脈搏) (0) | 2013.02.17 |
아내의 남자 /이석현 (0) | 2013.02.17 |
나는 늙으려고 / 조창환 (0) | 2013.02.17 |
누가 묻거던/ 석향 김경훈 (0) | 2013.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