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後日 外../ 也石 박희선

경호... 2012. 12. 16. 23:50

 

 

 

 

 

 

 

 

 

 

 

後日/ 也石 박희선 (1923~1998 충남 강경 産)

 

 

 

문은 닫힌 그대로,

 

마음은 열린 그대로,

 

기두림은 닫힌 문 그대로,

 

닫히어도 그리움은 열려진 마음 그대로,

 

 

 

 

              噴水 / 也石 박희선

 

 

 

 

치솟지 말라, 사랑도 사유(思惟)로는 말미

누그러뜨리면서 느끼던 슬픔이러니

치솟구치지 말라, 칼집에 든 생각

드러나서 녹스는 끝날까지

섬기려던 푸르름,

마음 한 줄기 하늘 끝에 닿아서

스스로의 만남 거역 때문에 부스러지던 순수

설령, 무지개로 휘어지는 날 있을지라도

-, 치솟지 말라.


오늘은,

어린이들 깍지밭에 채이던 돌 발굽치기

눈앞을 떠나지 못하여 휘어지던

무지개, 무성 영화 흐린 자막 틈서리

그림 되고 소리 되면서

떨어지는 슬로비디오!


치솟구치지 말라...

목숨의 절반(折半) 어찌 할 도리가 없어서

제 발부리를 때리는 낙하(落下)

나날의 아픔은 서러울지라도

생각이 절반이면 느낌도 영원,

사랑은 끼리끼리

기약(期約)하던 말미


치솟고, 치솟구쳐지던 마음으로 닿던

공경(恭敬), 그 푸름

한 줄기로 겹치면서

너의 끝 정수리로부터 휘어지는 것

금빛을 입던 씨 싸라기가 되어 서슬 푸르게 바스러지는

날,

내 마음 나에게 돌아와 내 곁에서 솟구치던

푸르름, 내 눈이 거기 가서

우리 할배 지켜보던 논밭 한 두렁

꿈벅 두 눈 꿈벅

숨쉬던,

개구리를 만나보고 돌아오는


그날까지, 치솟구치지 말라

말부리를 우리는 넋, 얼을 입고서 깨어 나오던 자

할배들의 어머니, 그때부터

날 지켜보던 눈, 푸른 빛 숨결

물방울로 솟구쳐지길 바라던 산화사(散花詞)

분수여, 너는 오늘 분명한 내 눈앞에 있다

 

            

 

        그림자 / 也石 박희선

              

 


         나는 나의 그림자를 미워한다
         비 내리는 밤을 택하여 그림자의 목을 조른다
         그림자도 나의 목을 조른다
         나는 그림자에게 총을 겨눈다 
         그림자도 나에게 총을 겨눈다
         얼마 후 그림자는 다시 살아나고
         나는 피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


         나는 가을만 되면
         내 그림자한테서 달아나고 싶다 
         그림자도 나한테서 도망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떨어질 수가 없다
         너무나 단단히 묶여져 있다

 
         깊어가는 가을밤
         내가 올리브 나무 밑에서 울고 있으면
         그림자도 따라와서 운다 
         나보다 더 서럽게 운다
         나는 언제나 더러운 옷을 입고
         비린내 나는 손으로 먹고사는데
         나의 그림자는 단 한 벌의 옷으로
         일생을 웃으면서 살아간다

 
         나는 비 오는 날이면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싶어
         죽음보다도 깊은 무덤을 파보지만
         그는 언제나 나보다 먼저 와서 
         내 무덤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박희선 시비(朴喜宣 詩碑)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나 보드자니 (독) /  Straight to Th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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