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그리운 사람 / 박정만

경호... 2012. 11. 22. 00:27

 

 

 

 

 

 

 

 

 

 

 

 

 

그리운 사람 / 박정만

 

 

그리움이여, 그립고 서럽다.

사람 사는 일에 큰 산 하나를 대어

그리움 없어지면 산을 볼 일이다.

 

그러나 이 땅의 일 없어지면

하나의 큰 길과 숲을 사랑하시고

이 세상의 먹구름도 부단히 살펴보시라.

 

꿈 없는 꿈 가운데 나를 버리지 말고

저문 저자거리에 눈물로 나를 놓아라.

생 하나 없을 때 생을 찾을 일이니

생 없어도 그것으로 한 생을 삼아라.

 

참으로 말하노니

기억하라, 고통의 슬픔의 때를.

일 없는 것이 아니라 눈물이 너무 커서

눈물 너무 많았었음을.

 

아직도 더 많은 날을 가야지

홀로 있어도 언제나 죽어 살았다.

그래도 풀잎이 그리워 말을 못했지.

말은 못했어도 그리움의 기억은 있었다.

 

나의 하루는 늘 슬픔으로 강을 이루었다.

명목상으로 강을 이루고 슬픔을 이루는 강,

그 강도 필요했고 우울도 필요했다.

 

하지만 강은 느릅나무 숲이며 바다이다.

우울과 정적이 함께 있는 바다,

그 바다를 위하여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과 중이염을 치유해 주는 시간,

그것이 내게 필요했고 고통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눈물의 가락으로.

그것을 나는 다시 본다.

 

 

 

 

마지막 편지 / 박정만

 

 

그대에게 주노라.
쓸쓸하고 못내 외로운 이 편지를.

몇 글자 적노니
서럽다는 말은 말기를.
그러나 이 슬픔 또한 없기를.

사람이 살아 있을 때
그 사람 볼 일이요,
그 사람 없을 때 또한 잊을 일이다.

언제 우리가 사랑했던가,
그 사랑 저물면
날 기우는 줄 알 일이요,
날 기울면 사랑도 끝날 일이다.

하루 일 다 끝날 때 끝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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