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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 허태균

경호... 2012. 5. 16. 03:34

 

 

 

 

 

가끔은 제정신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산다

 

 

혹시 로또를 사면서 죽기 전에 한 번은 당첨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한 적 있는가?
그(녀)와의 사랑이 영원할 거라 믿었던 순간이 있는가?
내 자식만은 ‘SKY대’에 갈 수 있다고 믿은 적은 없는가?
직장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거라 확신했던 적은 없는가?
거울을 보면서 문득 내 얼굴 어딘가가 장동건이나 김태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내 배우자만은 바람을 피우지 않으리라 자신한 적은 없는가?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두 번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고, 결혼한 10쌍 중 한 쌍은 이혼을 한다.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의 2% 정도만이 SKY대에 입학한다.
20대에 품었던 꿈을 실제 이루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유부남 중 65~88%, 유부녀의 20~40%가 바람을 피운다.

 

그러나 똑같은 착각을 하더라도,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이 책을 썼다.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진실만 인정한다면 우리는 자신과 다른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무조건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방어적으로 타인을 미워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책은 결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마음속에 갖고 있는 ‘착각의 선물’에 관한 얘기다. 이 착각의 선물로 가득 찬 상자는 잘못 열면 판도라의 상자가 되겠지만, 조심해서 잘 열 수만 있다면 자신과 세상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게 하는 ‘행복의 선물’이 되리라 믿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대학교 2학년 어느 봄날의 일이었다.

대규모 교양수업을 듣고 나오는 나와 친구들에게, 한 친구가 같이 수업을 듣고 강의실을 나가는 여학생을 가리켰다. 빨간 옷을 입고 있었던 그 여학생은 그 수업을 듣는 모든 여학생 중 가장 예뻤다. 눈을 반짝거리며 그 여학생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우리에게 그 친구는 그 여학생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친구에게 “왜? 무슨 근거로?”라고 다급히 물었다. 내 친구는 수업시간에 그 여학생이 자기를 여러 번 쳐다봤다고 말했다. 그것도 무려 13번씩이나. 모두들 부러운 눈으로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그렇게 예쁜 여학생이 그 친구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나의 머릿속에 갑자기 천재적인 의문이 떠올랐다.

‘도대체 내 친구는 그 여학생이 자기를 13번이나 쳐다본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 여학생이 13번 쳐다본 걸 알려면, 내 친구는 그 여학생을 최소한 몇 번이나 쳐다봐야 했을까?’

내 친구는 그 예쁜 여학생을 수업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수업시간 내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학생이 마음속에 진짜 품고 있었던 생각은 내 친구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다.

바로 불편함과 두려움이었다.

수업 내내 시커멓고 촌스러운 남학생이 뚫어져라 쳐다보니, 두려운 마음에 내 친구를 무려 13번이나 힐끗힐끗 쳐다본 것이다.
- ‘관심과 두려움, 마음을 읽는 자신만의 독심술’ 중에서

 


모든 사찰, 교회, 성당 등에 가면 일 년 내내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초, 기와, 등, 쪽지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흔한 내용이 자녀, 본인, 손자손녀의 대학합격이다. 각종 종교계에서는 대학합격 기원과 관련된 수입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대학입시 즈음이면 서로 찹쌀떡, 엿, 휴지 등을 선물하며 합격을 빌어준다. 수능시험날 고사장의 철문에는 여지없이 커다란 엿이 떡하니 붙어 있다.

어떤 부모는 그 엿에 대놓고 열심히 기도한다. 엿신이라도 내리길 기원하는 걸까?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과연 이런 것들이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의 누님을 포함해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수많은 수험생의 학부모에게 물어봤다.

“그게 실제 효과가 있을까요?”
그들의 대답은 항상 기대 이상으로 합리적이다.

“효과는 무슨… 그냥 내 맘 편하자고 하는 거지.”
그런데 그 말에는 재미있지만 슬픈 모순이 존재한다. 만약 그들이 진심으로 그런 행동이 효과가 없다고 믿는다면, 그들의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도 없어야 한다.
- ‘합격엿과 헛짓, 기도가 통하면 부정입학이다’ 중에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진실로 믿는다고 해서 그 믿음이 진실이 되지도 않고, 진실을 착각보다 더 확신할 수도 없음을.

우리가 안다고 믿는 많은 진실들이 그냥 지금의 자신에게 그럴듯한 믿음일 뿐이라는 것을.

하지만 더 중요한 착각은 자신은 웬만하면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 자신이 착각하는 것보다 덜 착각한다고 믿는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훨씬 더 착각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믿음은 가장 치명적인 착각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순진한 사실주의’? 따르면, 많은 이들이 자신은 객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착각하거나 편향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 나만 안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중에서


내가 대학생일 때 가장 친한 친구가 한 여대생을 사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는 내게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하게 됐다며, 온갖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너무 예쁘고(특히 눈이 아름답고), 너무 착하고 순진하다면서… 마치 천사 같다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친구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개해줬을 때, 솔직히 나는 심히 실망했다. (내 눈에는 최소한) 그리 예쁘지도 않은 평범한 여대생으로 보였고, 특히 내가 들어왔던 그런 천사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나는 내 친구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 콩깍지가 씌어도 단단히 씌었구나”라고 놀렸다. 그러고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 친구에게 ‘균형 잡힌, 그리고 객관적인’ 진실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하지만 나는 곧 포기했다. 왜? 그 친구는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동안 너무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심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어도, 천사와는 거리가 먼 여자친구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보다 그냥 착각하고 있는 상태가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을 나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친구는 지금은 그 천사와 전혀 다른(더 나은?) 여자와 결혼해서 아주 자~알 살고 있다.

- ‘사랑과 중독, 당신은 무엇에 몰두하는가’ 중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받아온 자식을 앞에 두고 아빠는 근엄한 목소리로 꾸짖는다.

“너는 날 닮아서 머리는 좋은데,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공부를 못하니?”

 

그 자식이 닮을 사람이라고는 단 둘뿐이다. 어디서 주워왔거나 따로 낳아온 자식이 아닐 바에는. 꼭 누구라고 지적하진 않았지만 아주 완곡하고 부드럽게 엄마를 공격한 것이다. 은근히 화가 난 아내는 차마 애 앞에서 남편을 욕하기 그러니까, 애를 쥐잡듯 잡는다.

“그러게 내가 공부하라고 했지. 왜 말을 안 들어, 말을! 일어나, 당장 학원 바꾸자. 이번에는 진짜 공부 빡세게 시키는 학원으로 보낼 거야. 그래야 네가 정신을 차리지, 응?”

 

애꿎은 아빠의 면피용 멘트 때문에 아이는 오늘도 죽어난다.
이러한 아빠의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모든 인간은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공을 과대평가하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을 살짝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경향을 ‘자기고양적 귀인’이라 한다.

이처럼 어쩔 수 없는 이유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동기 때문에 자신을 실제보다 더 낫다고 인식하는 경향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긍정적인 점에서는 무조건 평균 이상은 될 거라고 믿는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착각을 ‘평균 이상착각’이라 부른다.

실험 결과 유머, 논리적 사고, 문법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또래의 비교집단에 비해 자신을 평균보다 낫다고 지각했다. 이러한 경향은 과제가 주어졌을 때 실제 수행한 결과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이상한 일이다. 모두가 평균보다 높으면, 과연 그러한 평균이란 게 존재하긴 할까?
- ‘닮은 아빠와 안 닮은 누구, 착각을 꼭 공유해야 하는 이유’ 중에서


때로는 자신이 착각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버틴다. 같이 착각하지 않으면 비난받기도 한다. 배신자, 변절자, 애국심이 없는 놈처럼 취급받는 것이다. 왜? 그러한 착각은 애국심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러한 착각이 없으면 애국심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혼한 부부가 싸우는 모습도 비슷하다.

아내는 불만을 얘기한다. “내가 잘못한 거 알아. 그래도 예전에는 이런 내가 좋다고 했잖아. 왜 이제는 달라진 거야?”라고. 남편은 “그때는 내가 눈이 뒤집혔었지”라고 대답한다. 이 대화의 핵심은 옛날에는 사랑에 빠져서 단점도 다 좋아 보이는 착각을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착각해주지 않는다고 싸우는 것이다.

착각에서 깨는 것이 좋지만은 않다는 건 확실하다.
-‘월드컵 4강과 세계랭킹 29위, 우리는 편파방송을 원한다’ 중에서

나는 잘 알고 있다. 착각도 공짜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뭔가 믿고 싶으면 최소한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설령 착각하는 그 모든 것을 진실로 만들지는 못할지라도, 그런 최소한의 뭔가를 얻기 위해 우리는 노력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착각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현실을 착각과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한다. 

- ‘에필로그.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중에서

 

 

 

우리는 자신이 진리를 추구하고, 진실을 알아야만 만족하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행복할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착각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바로 우리의 욕망과 욕구, 그리고 바람이 들어있다.

(70쪽)

 

 

우리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심리적 과정들에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사고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착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고,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다.

오히려 의식은 그러한 착각을 합리화하느라 무지하게 바쁘다. 그리고 대부분 성공적으로 그것을 합리화한다. 그 순간부터 그 착각은 모두 진실이 된다.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는.

(262쪽)

 

 

 

knowledge 

 

 

 

A와 얼마 간 함께 프로젝트를 해 본 직장동료는 생각한다.

 

“그 친구, 참 꼼꼼한 것 같아.”

맡은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고, 궂은 일도 묵묵하게 해 내는 것을 보고 참 괜찮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친해지면서 동료는 시시껄렁한 농담도 던질 줄 알고, 가끔 맥없는 행동도 일삼는 A의 느슨한 면모에 깜짝 놀란다.

“그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내가 착각했구만.”

 

착각 (錯覺)
[명사]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함

우리는 타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 오감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을 만드는 습관이 있다. 타인의 말투나 행동에 대해서도 그 마음을 규정하여 간직한다. 계절에 따라 날씨가 변한다거나 해가 동쪽으로 떠서 서쪽으로 지는 현상을 받아들이듯, 타인에 대한 이론 역시 당연하다고 믿기 시작하는 순간 그것은 착각의 여지를 만든다. 그 이론은 우리가 관찰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임의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착각의 늪을 발견하다
우리가 옳다고 믿고 따르고,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무수한 일들은 착각에서 비롯한다.

착각은 곧 우리의 일상이다.

책『가끔은 제정신』은 이같은 착각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우리의 삶 한 복판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그 삶의 단편에서 누구나 착각의 늪에 빠져 살고 있음을 증명한다.
저자는 무의식적인 어떤 '의도'와 어쩔 수 없는 사고과정의 '함정'이 바로 우리가 착각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한다. 덧붙여 착각은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착각하며 살고 있는 걸까?

 

착각 1. 우리 아기 정상인가요?
만약, 어린 딸아이의 첫 이가 윗니 중에서도 송곳니부터 나고 있다면 어떨까. 보통 아기들의 첫 이가 아래쪽 앞니 두 개부터 난다고 알고 있는 부모는 걱정스런 마음에 당장 병원으로 달려갈 것이다. 의사에게 ‘이런 경우가 정상이냐’, ‘이런 경우가 있었냐’하고 물을 것이다.
송곳니는 정상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냥 그렇다(송곳니)는 사실과 모든 사람이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앞니 두개)는 것을 혼동한다. 이러한 현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본질주의적 오류'라 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치에 대한 근거가 없을 때 우리는 상대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는데, 흔히 그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95%라는 유의도 수준이다.

(유의도 수준은 판단을 잘못하는 확률을 유의수준이라 부르고, 1%, 5% 등의 확률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양 극단치 5%를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리고 95% 정상, 5% 비정상 범주는 점차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비정상 등으로 확대해 정상의 범위는 더욱 좁혀진다.

‘정상이 아니다 = 옳지 않다 = 불안하다’는 착각은 바로 여기서 깊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우리 사회는 모난 돌이 정 맞을까 염려되는 모서리가 있으면 가능한 뭉툭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모든 아이들은 같은 교육을 받고, 대학을 가고,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사는 것이 당연하고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인 양 받아들인다.

저자는 이런 삶의 과정에서 괴짜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이 쉽게 나올 수 있겠냐며 착각이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비틀어 꼬집고 반문한다.

 

착각 2. 실패! 나는 망했어. 이제 끝났어!!
만약, 인생의 크나큰 실패를 경험하고 난 직후라면 어떨까?

마치 세상이 무너진 듯 절망에 빠지고, 아무런 의욕도 나지 않을 것이다. 그 고통에서도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스스로를 돌아보면 고통은 무뎌져 있고, 삶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영향 요인을 만난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실직, 학업 및 사업 실패와 같은 굵직한 사건에서부터 TV드라마, 코미디 프로그램 등과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 그 중에서도 주식으로 수천만 원을 잃었다거나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은 우리를 고통 속에 빠뜨린다. 오직 비참한 생각만 들며 그 고통이 영원할 것처럼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대부분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죽을 것 같은 그 모든 순간들을 극복하고, 잘 살아간다. 이러한 현상을 ‘과대영향 편향’이라고 하는데, 지금 일어날 일이나 지금 막 일어난 일이 자신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대지각 하는 것이다.

이런 착각에 대한 예방 혹은 처방은 흔히 들어보았던 이 말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가장 기쁜 순간도, 가장 슬픈 순간도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앞으로 마주할 무수한 일들에 끌리고 쏠리고 들끓는 일도 적어지지 않을까.

 

 

착각 3. 담배를 끊느니 너를 끊겠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20대와 60대가 있다. 이들에게 똑같이 담배의 나쁜 점을 들며 ‘끊으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일까?

20대는 “몸에 해로우니 곧 끊겠다”고 말할지 몰라도, 60대는 “차라리 널 끊는다”고 말할 것이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행동, 이 이율배반적인 현상은 ‘인지 부조화’로 설명할 수 있다. 인지 부조화에 따르면, 신념 간 혹은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이를 제거하려고 한다. 이때 일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의 행동 원칙은 ‘무조건 쉬운 것을 바꾸는 것’이다.담배를 오래 피워 온 60대 어르신은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고, 담배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이 한 마디로 괴로운 내적 갈등을 종결 지으려 하는 것이다.

 

“내 몸 내가 잘 안다. 계속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 널 끊는다!”

하지만 자기 몸을 잘 안다고 하는 착각은 마음 편하게 자기 행동을 계속하기 위해 스스로 내린 잘못된 결과일 뿐이다.

 

 

착각의 자유를 인정하라
그렇다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당연하다는 듯 그 결과를 믿음과 신념으로 느끼게 되는 착각의 늪에서 우리는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형태의 착각을 꼽으며, 그 모든 착각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가 막으려 해도 소용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뇌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의식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상당 부분을 무의식에 할애하는데, 이 자동적 사고과정을 통하게 되면 착각이라는 불량품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확성보다는 효율성을 선택한 두뇌 메커니즘에 따라 내려진 판단과 결정은 인간을 영원히 ‘착각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스스로 착각의 자유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믿음과 신념들도 모두 ‘착각’일 수 있음을 의심해보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렇게 착각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자신과 다른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무조건 방어적이거나 비판적 혹은 공격적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착각의 순기능, 희망을 만들다
착각은 당장의 현실 문제를 견뎌낼 수 있게 하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와 같은 말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우리는 혹시 당첨이 될 지도 모른다는 착각(비현실적 낙관성)을 하며 로또를 산다. 로또는 흔히 그 확률이 벼락을 두 번 맞아서 죽는 것보다 낮다고 알고 있지만 우리의 행동은 착각을 따를 때가 많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비현실적 낙관성’으로 설명하는데, 이는 인간은 자신에게 좋은 일은 객관적인 확률보다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 믿고, 나쁜 일은 실제 일어날 확률보다 덜 일어날 거라 믿는 경향을 말한다.

착각이 전혀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따라 행동하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착각이 있기에 모든 사람들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꿈과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거듭한다. 실제 대기업 임원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는 꿈을 안고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착각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세상을 돌아가게 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저자의 말마따나 ‘착각이란, 누구나 마음 속에 갖고 있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내가 착각하는 거 아니야?”하고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노력을 더한다면 모두 함께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선물을 우리가 매 순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생각과 태도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이 책과 함께 가져보길 바란다.

 

착각의 늪에 빠진 당신에게 글 : 김지영 (교보문고 독서경영연구소 연구원)

 

 

 

 

“우리가 무엇을 착각하는지 알면 세상을 알 수 있다!”
‘착각’ 연구 대한민국 대표 심리학자 허태균 교수의 기상천외한 우리 ‘머릿속 이야기’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네가 뭔가 착각하고 있어”다.

이 책 《가끔은 제정신》에서 허태균 교수는 우리 모두에게 바로 그 말을 하고 있다. 기분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이 책이 결코 기분 나쁘지 않은 이유는 ‘나도 착각하고 있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 때문이다.

인간의 착각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함께 저자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문체가 어우러져, 이 책은 사람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MUST’가 되었다.

- 최인철 서울대학교 교수,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저자

“착각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당신과 우리, 한국사회에 바친다!”

“당신은 평균 이상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이 질문에 과연 뭐라고 답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남들보다 머리도 좋고 심성도 착하다고, 즉 ‘평균 이상’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두가 평균 이상이라면 대체 평균 아래에는 누가 존재할까?

혹시 우리 모두 ‘내가 평균보다 낫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왜 다들 나만 보는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을 주목하지 않는다. 만일 그렇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착각’에 빠진다.

샤워 후 거울을 보며 “아직 괜찮은데”라며 착각하는 남자들,

마음이 약해서 부하직원에게 쓴소리 한 번 제대로 못 한다고 착각하는 상사들,

옷장 가득한 옷을 보면서 도무지 입을 옷이 없다고 1년 내내 착각하는 여자들,

“내가 착각한다고? 그럴 리 없어!”라고 착각하는 당신까지…

알고 보면 인간이야말로 착각에 살고 착각에 죽는 ‘착각하는’ 동물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인 사회심리학자 허태균 교수는 ‘착각’은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인간은 애초부터 착각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착각,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그 사람과 친하다는 착각,

우리는 하나라는 착각,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는 착각,

내가 나서야 일이 된다는 착각,

그리고 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

 

세상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착각하고 있는 수많은 착각들이 존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언제 착각에 빠지는지, 당신 앞의 그 사람은 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는지, 나아가 착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착각의 실체’를 아찔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밝힌다.


“착각하라, 착각하라! 착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착각은 자유다, 그래서 행복하다! 착각을 즐겨라, 그래야 더 행복하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과 심리학적 원리를 토대로 ‘착각의 메커니즘’을 유쾌하게, 명쾌하게, 해학적으로 때로는 뜨끔하게 그려낸다. 의사결정과 선택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가 번번이 빠지는 착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왜 빠지는지, 착각의 폐단과 효용(?)을 풍부한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해간다. 그리고 기왕에 피할 수 없다면 좀 더 ‘행복한 착각’에 빠지는 길도 친절히 소개한다.

왜 ‘선수’들은 쓸데없이 장미꽃을 선물하는지,

어째서 수험생 어머니들은 백일 동안 소용도 없는 새벽기도에 돌입하는지,

남편이 사고를 칠수록 아내의 ‘미운 정’이 더 강력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래가 춤을 추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재판 결과는 왜 그렇게 실망스러울 때가 많으며, 왜 우리나라 정치판은 항상 ‘그 모양’인지…

때로는 ‘콩깍지’로, 때로는 우울증을 막아주는 강력한 ‘모르핀’으로, 때로는 ‘독선과 편견’으로 개인과 사회에 기능하는 착각의 천태만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착각이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라면,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쉽사리 푸념하지는 말자.

저자는 똑같은 착각을 하더라도, 자신이 착각하는지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다르다고 말한다.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진실만 인정한다면 자신과 다른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무조건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착각의 늪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좌절하기 전에 ‘나는 어떠한가?’를 곰곰이 되새겨본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자기통찰의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각종 현상을 분석하는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한기호의 책동네 이야기]

지금 필요한 것은? 지적 배설과 ‘정보의 망각’

 

 

 

 

필자의 블로그 문패는 한때 ‘자학과 자뻑 사이에서’였다.

저만 잘났다는 착각에 빠져 천방지축 날뛰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뒤 좌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 필자 자신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걸 늘 일깨워준 이는 함께 일하는 동료였다.

그런 내가 ‘가끔은 제정신’(허태균, 쌤앤파커스)을 읽으며 파안대소했다. 필자 같은 ‘팔불출’이 무수히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심리이론이 등장한다. 마치 심리학 개론서 같다. 그러나 그건 무시하고 읽으면 그만이다. 평범한 에세이처럼 보이는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착각 속에 허우적대는 장삼이사의 이야기를 통해 묘한 심리적 위안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인간이 마음속 ‘착각의 선물’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조심해서 잘 열 수 있다면 자신과 세상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게 하는 ‘행복의 선물’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처절한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이들은 불완전한 ‘나’라는 존재부터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너’라는 존재도 볼 수 있게 되고, ‘우리’가 함께 나아갈 길을 찾게 된다.

 

책을 읽고 나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훑어보니 이런 책이 대세라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은 협상이라고 말해 두 달 만에 20만 부가 팔린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스튜어트 다이아몬드, 8.0), 이미 170만 부나 팔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쌤앤파커스), 자타가 공인하는 ‘휴테크 전도사’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 확인의 문화심리학 ‘남자의 물건’,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인 ‘프레임’(최인철, 이상 21세기북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모두 ‘강의’에서 비롯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가 하버드대 명강의로 명성을 올렸다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와튼스쿨 명강의다.

허태균, 김난도, 김정운, 최인철 등도 강의로 이름을 날린다. 강의에서 비롯한 글은 무엇보다 구어체 문장이라 편안하게 읽으면서 구체적 팩트(fact)를 통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하루 42.2명이 자살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 사회는 매우 불안하다. 나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배웠지만 존재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

텔레비전도 1등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볼 것이 없다. 양극화 정도가 심해지면서 ‘개천에서 용 나는’ 신화가 무너진 학교에서는 집단따돌림과 집단폭력이 난무한다. 상호 소통하자는 매체인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과잉 생산되는 정보는 불안만 증폭시킨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다양한 통로로 너무 쉽게 접한다. 그것도 대부분 무료로. 하지만 정보를 많이 안다고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컴퓨터나 머릿속에 켜켜이 ‘저장’되는 정보 양이 아니라, 모든 정보를 취합해 꼭 필요한 핵심만 남겨놓고 나머지를 곧바로 잊는 ‘망각’의 능력이다. ‘저장’의 시대가 아니라 ‘망각’의 시대다.

 

지금 명강의 책은 ‘망각’이라는 지적 배설작용을 통해 인간이 알아야 할 핵심만을 구체적인 팩트를 제시하며 알려주는 책이다. 팩트의 가장 큰 장점은 ‘나’와 ‘너’의 개인차를 명확하게 일깨워주는 것이다. 개인차를 정확하게 아는 자만이 ‘우리’라는 공동체의 밑그림을 확실하게 그릴 수 있다. 명강의 책도 개인이 갖추어야 할 스펙을 역설한다는 점에서는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심리적, 철학적 이유를 밝히면서 공존의 방법론을 말하기에 진일보한 자기계발서라 할 것이다.

/ 주간동아.

 

 

 

 

저자 : 허태균

저자 허태균은 매 학기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솔직한 경고와 함께 양해를 구한다. 자신의 수업이 그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음을. 심리학은 인간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지, 그 본질이 옳건 그르건, 바람직하건 아니건, 아름답건 추하건 상관하지 않는다고.

때로는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는 전혀 다른 자신과 타인의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 그래서 심리학이 그리고 교수가 인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실제 일부 학생들은 의문과 반론, 그리고 불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러한 거부감은 역설적으로 수업의 설득력을 증명해준다.

 

그는 항상 한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적 믿음이 아니라, 인간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인간과 이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불편한 진실을 일깨우는 불쾌한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허태균 교수의 수업을 수차례 ‘고려대학교 우수강의’에 선정해주었다.

최근에는 중앙공무원교육원, 교과부연수원, LG, SK, CJ 등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착각의 심리에 대해 강연하면서, 더 성숙하고 건강한 한국사회의 가능성을 토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선택과 의사결정, 위험지각과 후회 및 판단오류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저명한 국내외 학술지에 지금까지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역서로는 ‘선택과 그에 따른 후회를 즐기고 이용하라’는 《이프IF의 심리학》이 있다.

 

 

 

 

IF의 심리학

 

 

 

"남자 대학생과 여자 대학생에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후회에 대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여자와 남자 간에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는 후회는 '그 사람과 성관계를 갖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다'라는 부분이다. 당연히 여자보다 남자가 이런 후회를 더 강하게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조사에서 거의 모든 여자는 이런 후회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p. 85~86)

"후회가 주는 고통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후회라는 게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후회는 빠르게 생겼다 없어지면서 아무도 모르게 우리를 발전시킨다. 학업, 직업, 연애, 양육 등에 관한 후회는 너무 오래가며 우리를 괴롭히지만, 그건 아직 남아 있는 기회를 잡으라는 경고의 소리다." (p. 92)

"인생을 돌아보면 사람들은 사랑을 고백하지 않았던 것, 직업을 바꾸지 않았던 것, 친구를 챙기지 못했던 것 등 '하지 않았던 일' 때문에 더 괴로워한다. 그래서 첫 번째 제안은 그냥 행동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뒤로 물러서는 것 중에서 선택한다면 그냥 앞으로 나가라.

물론 이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조언이므로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냥 쳐다보면서 기다리는 것보다 기회를 재빨리 잡는 편이 더 낫다." (pp. 93~94)

"변호사, 영업자, 사기꾼 등의 능숙한 설득 전문가들은 사후가정을 이용해 인과관계를 슬쩍 암시한다. 그럼으로써 모르는 사이에 듣는 이를 마음대로 조정한다. 사후가정사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우리의 결정을 조정하려는 교활한 시도들에 방어할 수 있다." (p. 139)

"자기비난에는 유익한 것과 무익한 것이 있다.

유익한 비난은 행동적인 자기비난이다. 행동에 대한 비난은 통제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무익한 것은 자신의 성격, 특질, 능력 등을 낮추는 근본적인 자기비난이다.

전자는 변화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는 자아의 측면을 언급하는 반면 후자는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자아의 측면에 초점을 둔다." (p. 141)

"어떤 종류의 시험이든 답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첫 번째 직감을 고수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슈퍼마켓에서 줄을 바꿔 서는 것과 같이, 답을 바꾸는 행동 그 자체는 뒤따르는 부정적인 결과를 더 후회스럽게 만든다.

옳은 답에서 틀린 답으로 바꾸고 나서 자신을 자책하는 것이 틀린 답에서 옳은 답으로 바꾸는 것을 거부한 후에 자책하는 것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pp. 255~256)

"최근의 연구는 성공적인 사업가는 사후가정사고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임을 밝혀냈다. 바로 다음과 같은 면 때문이다.

첫째, 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후회를 더 강하게 경험했다. 그들은 실수를 저지른 다음에 자신을 더 많이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둘째, 그들은 후회를 빨리 극복했다.

셋째, 그들은 후회를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했다.

자신을 고치고 즉각 해결책을 시행하는 데 후회를 이용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있다. 후회를 강하게 경험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벌떡 일어나 행동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p. 275)

"구매 결정에 대해 설문을 실시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물건(옷)보다는 경험(음악회)에 돈을 썼을 때 더 큰 행복과 만족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둘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 경험 쪽을 선택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 산 물건들에는 굉장히 빨리 익숙해지지만 오래전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두고두고 기억하며 즐거워한다. 만약 당신에게 플로리다로 떠나는 휴가와 대형 TV 중에 하나를 선택할 돈이 있다면 반드시 휴가를 선택하기 바란다. 카메라를 가지고 가는 것도 잊지 말고." (p. 288)

 

 

 

왜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만족하는 걸까?
"은메달리스트는 상향적 가능성('내가 금메달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동메달리스트는 하향적 가능성('메달을 못 받을 수도 있었는데')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일반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사회적 경계가 생기는 것은 승리자와 패배자의 두 범주로 나뉠 때다. 금메달리스트는 최고이고 그 외는 '그냥 나머지'가 된다. 은메달리스트에게 이 경계는 가장 명확하게 보인다. 그러나 동메달리스트에게 이 경계는 상대적으로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의 결과를 분류하는 또 다른 중요한 경계는 메달을 받는 것과 받지 못하는 것의 경계다. 이 경우엔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경계에 더 가까이 있다. 따라서 이 경계에 가장 가까이 있는 동메달리스트는 이런 방향으로 더 쉽고 더 강하게 사후가정사고(事後假定思考)를 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후회를 기회로, 뒤늦은 자각을 행복으로 바꾸는 법
후회에 관한 최신 심리과학의 연구결과와 삶의 지혜를 연결시킨 『If의 심리학』은 그동안 부정적인 것, 피해야 할 것으로 치부된 후회에 대해 그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이 책은 후회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유익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후회가 없다면, 우리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고 이를 해결할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후회가 얼마나 필요하고 유익한 심리과정인지, 어떻게 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서 그 이익은 극대화하고 고통은 최소화할 수 있는지, 나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사례와 실험결과를 담아낸 것은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다. 왜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는 은메달리스트보다 행복해할까, 연애에 대해 왜 남자들은 안 한 걸 후회하고 여자들은 한 걸 후회할까, 시험지 답을 고칠까 말까, 붐비는 대형마트 계산대와 막히는 도로에서 줄을 바꿀까 말까, 다수의 상품을 진열하는 게 과연 판매에 유리할까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갖게 되는 의문들을 명쾌하게 해소하도록 도와준다.

 

'후회'란 감정을 활용해 지혜로운 오늘과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실천전략!

올림픽 경기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은메달을 딴 사람은 안타까워하지만, 동메달은 딴 사람은 만족해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저자는 사후가정사고(事後假定思考)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IF의 심리학』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후가정사고'를 소개하고, 후회를 기회로 뒤는은 자각을 행복으로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만약 ..했다면 ..했을텐데' 우리는 가끔 후회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후회가 우리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최근 이런 생각이 우리에게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심리학 연구들이 등장했다.

후회가 인생의 여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 그리고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인지 능력의 핵심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본문은 이에 따라 후회를 하는 사고과정과 감정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제공한다.

언제, 왜, 어떻게 사후가정사고를 하고 후회를 경험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어떤 후회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 또 어떤 후회가 우리에게 해가 되는지를 명쾌히 밝힌다. 도움이 되는 후회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지은이 닐 로즈 (Neal Roese)

후회와 '사후가정사고(事後假定思考)'에 관한 대표적인 권위자.

캐나다 온타리오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조교수를 지냈다.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심리학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명강의 교수'로 선정될 만큼, 그는 학문적 업적뿐 아니라 충실한 강의로도 유명하다. 저서로는 후회와 사후가정사고를 다룬 최초의 사회심리학 전문서인 『What Might Have Been: The Social Psychology of Counterfactual Thinking』(1995)이 있으며, 현재까지 60여 편이 넘는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법률적 판단과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인간의 비합리성과 오류에 대한 자문을 해오고 있다.

옮긴이 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조교수를 지냈다. 닐 로즈 교수와 공동으로 후회, 사후가정사고, 의사결정 분야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30여 편의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 추천사 및 해외서평
나는 매일 후회한다. 그리고 왜 나는 매일 이렇게 후회할 일을 하는가로 괴로워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선택했음을 뜻한다. 즉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뒤집어보면 후회가 없는 삶은 주체적 결정의 경험이 결여되었음을 뜻한다. 내 삶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말 놀라운 인식의 전환 아닌가? 후회는 자연스러운 성찰의 과정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후회를 관리하는 심리적 기술이다. 이 책은 이에 관한 아주 친절한 안내서다.
_ 김정운 (명지대학교 대학원 여가경영학과 교수, 『노는 만큼 성공한다』 저자)

후회는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있어서 신호등과 같은 존재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라는 최종 질문에 대하여 파란불이 켜지느냐 빨간불이 켜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전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이 가장 많이 연구한 정서가 후회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책은 후회에 관한 백과사전이자 처방전이다. 우리가 왜 후회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해답과 함께 '좋은 후회'와 '나쁜 후회'를 구분하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후회 없이 살고 싶은 우리들의 소박한 소망에 지적 생명력을 왕성하게 불어넣어주는 책이다.
_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프레임』 저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이렇게 책을 잘 쓸 수만 있다면! 지난 10여 년 동안 사후가정사고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선두주자였던 닐 로즈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온갖 것들에 우리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영향 받는지 예리하게 보여준다. 명확한 통찰과 명쾌한 설명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책이다.
_ 다니엘 길버트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저자)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책이다.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과거를 바꾸려고 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분명한 사실은 '나는 『If의 심리학』을 읽은 것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_ 다니엘 샥터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겸 학과장, 『기억의 일곱 가지 죄악』 저자)

 

 

 

 

 

 

예스24, 교보문고, 잡지 서평을 정리했습니다.

 

"가끔은" 제정신이라니... 평소에는 제정신 아니라는 결론.

맞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