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 김나영
이 남자다 싶어서
나 이 남자 안에 깃들어 살
방 한 칸만 있으면 됐지 싶어서
당신 안에 아내 되어 살았는데
이십 년 전 나는
당신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나 당신 밖에 있네
옛 맹세는 헌 런닝구처럼 바래어져 가고
사랑도 맹세도 뱀허물처럼 쏙 빠져나간 자리
25평도 아니야
32평도 아니야
사네
못 사네
내 마음의 공허가
하루에도 수십 번 이삿짐을 쌌다 풀었다 하네
'#시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갑수] 소문 (0) | 2012.01.31 |
---|---|
[권정일] 검정 구두 (0) | 2012.01.31 |
'문득'이라는 말/박창기 (0) | 2012.01.31 |
이갑수 (0) | 2012.01.31 |
이갑수 시인의 시 5편 (0) | 201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