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안해다
/오탁번
토박이말사전에서 어원을 찾아보면
‘아내’는 집안에 있는 해라서
‘안해’란다
과연 그럴까?
화장실에서 큰거하고 나서
화장지 다 떨어졌을 때
화장지 달라면서
소리쳐 부를 수 있는 사람,
틀니 빼놓은 물컵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생일 선물 사줘도
눈꼽만큼도 좋아하지 않는
그냥 그런 사람.
있어도 되고
없으면 더 좋을 그런 사람인데
집안에 있는 해라고?
천만의 말씀!
어쩌다 젊은 시절 떠올라
이불 속에서 슬쩍 건드리면
-안 해!
하품 섞어 내뱉는 내 아내!
'#시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0월 어느 날에 / 목필균 (0) | 2012.01.24 |
|---|---|
| 서울을 버린 사랑 / 박상률 (0) | 2012.01.24 |
| 비망록 / 문정희 (0) | 2012.01.24 |
| 휴일 / 송기원 (0) | 2012.01.24 |
| 눈처럼 하얀 마음 / 이정현 (0) | 2012.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