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時事

북한이 흔들리고 있다

경호... 2011. 10. 17. 22:34


 

북한이 흔들리고 있다     

 

배급이 전부였던 주민들이어서 복종의 식량이던 쌀이

항거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장진성   
 
어제 해외로 출장 나온 평양 출신 엘리트와 전화통화를 했다.

 현재 중앙기관에 근무하는 그는 나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믿음직한 소식통이다. 최근 북한 상황을 물어보는 나의 질문에 첫 마디가 평양은 지금 심리적인 무정부 상태다. 더는 위엄 있는 정부도 복종하는 시민도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불쑥 이렇게 말했다. 평양의 지방화가 이미 시작됐다.”

나는 화들짝 놀랐다.

 
사실이냐고 거듭 물어보기까지 했다. 아마 남한의 북한학 학자들은 평양의 지방화라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를 것이다. 북한에서 살아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도, 그래서 아무 감흥도
 못 느낄 말이다.
 
북한에서의 배급제란 통제를 넘어 정권의 존재를 과시하는 것이다. 때문에 김정일 정권은 그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도인 평양시민에 한해서는 반드시 배급을 주었다. 어떻게 해서든 평양만은 배급제도를 유지하여 그 정치지역 모델로 전국에 이념명분과 충성질서를 세우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김정일정권은
평양정권으로 전락됐다.
 
배급소들이 이미 다른 용도의 창고로 방치 된 지방들에선 중앙의 지시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군량미를 바치라면 자기들은 배급받는 평양시민이 아니라고 항의했고, 당 강연회에 모이라면 당장 먹을 쌀이 없다며 시장으로 출근했다. 배급이 전부였던
주민들이어서 복종의 식량이던 쌀이 항거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결국 지방부터 시작된 생존 시장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상징적으로만 존재하던 평양의 계획경제를 점령했고. 심지어는 수도시민의 자부심마저 붕괴시켰다. 반면 배급의 수도였던 평양은 상대적 속박감과 함께 그만큼 삶의 질도 떨어졌다. 평양의 지방화란 이런
무정부적 혼란과 민심이 평양에도 옮겨졌다는 뜻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후 대북지원이 끊기면서 평양시가 거의 2년 동안 시민들에게 배급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장에서 주던 배급표가 휴지처럼 되고, 화폐개혁 실패로
 월급까지 무의미해면서 무너진 댐 마냥 기관이탈 인원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평양에서 추방시키겠다고 협박해도 어디가나 돈만
벌면 되지 하는 반발의식에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다고 한다.
 
간부들까지도 제 살 구멍을 찾느라 중앙기관이 밀집된 평양은
그야말로 부패와 비리의 아성이 됐다고 한다. 평양까지 이 정도 와해되니 김정일은 독재자라고 하기엔 무색할 만큼
초라해졌다고 한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평양시민들은 돈 벌 개인궁리만 하고 앉아 있는데 김정일의 지시들은 아직까지도 수도건설, 군대지원, 혁명정신과 같은 옛 말 같은 집체주의를 강요해서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더욱이 김정은 3대세습 선언은 장기정권에 익숙 된 주민들에게 정권변화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주어 충성도를 크게
추락시킨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 김정일은 숙청도 예전처럼 제 멋대로 할 수 없는 처지라고 한다. 얼마 전 보위국장 류경을 숙청 할 때에도 과거 같으면 그의 연고자들까지 찾아 싹쓸이 했겠는데 국장 외 1명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평양시 배급이 중단되면서 기관 자체 식량 해결을 허용한 결과, 그 사이 기관이기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의 결속력이
 생겨서라고 한다.
 
얼마 전 통일부가 북한은 남북대화 중단으로 매해 5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했는데 내 생각엔 50억 달러가 더 넘는다고 본다.
 
 북한체제가 얼마나 취약하면 이명박 정부 2년에도 이렇게 휘청거린다. 대북지원 단체들은 대북지원 중단으로 대량아사 현상이 다시 발생한다고 하지만 이는 북한 실정을 왜곡하는 것이다.
 시장이 없을 때와 있을 때의 북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 달 내내 출근해서 배급을 받느니, 차라리 시장에서 2, 3일 뛰면 그 돈으로 쌀을 사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의 대북지원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대북지원 쌀은 주민식량이 아닌 통치식량이다. 외부지원이 차단되면 오늘날의 아사자는 북한 주민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이다.
                                            
 
Bugler's Holiday (나팔수의 휴일) - Leroy Anderson
◈§ 탈북자가본 오늘의 대한민국 §◈
◈§ 탈북자가본 오늘의 대한민국 §◈

운암선생은 북한 독재정권의 추악성에 환멸을 느끼고 지난 2000년에 탈북해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2010년 1월에 한국에 입국했다. 이 글은 70고령의 그가 현재 보여지고 있는
남한정치판을 보면서 탈북자로써 느낀 심경을 그대로 고백한 글이다.


세상은 넓다. 그러나 나는 동굴 속에서 살았으니 넓은 줄 몰랐다. 60이 넘어 두만강을 건너와서야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를 알았다.
'적'으로만 배웠던 대한민국도 알았고 '승냥이'로만 칭해졌던 미국도 알았으며 사회주의 마차에 자본주의를 싣고 간다는 중국도 알았다. 구 소련(러시아)이 왜 망했으며 동구라파 사회주의 국가들이 왜 연이어 붕괴되었는지도 알았다.
가장 이상적인 이념인줄로만 알았던 공산주의도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지금까지 사회주의요 공산주의요 하는 무의미한 이념주의에 빠져 자신의 독재를 포장하며 뻗치고 있는 북한을 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세상은 넓고 넓어 별의 별 일이 다 있다는 것을 인제야 알았으니 필자의 나이 65세에 사람이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무작정 젊음이 좋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수풀도 외나무만 있으면 볼모양이 없듯이 세상도 같은가보다. 젊은이도 있고 늙은이도 있는 것인데 대한민국은 참 답답하다. 무조건 젊은 사람들만 새 정치를 하고 진보라고 우기니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에 와서 보니 자동차도 많고 옷도 잘 입고 집들도 우중충 솟았으니 '괴뢰국가'로 미국의 '식민지'로만 알고 지내던 생각을 다시 점검하게 됐다. 한편으로 경제는 나날이 발전하는데 어찌하여 이 나라 정국은 이리도 소란스럽기만 할까는 생각이 든다.
지역주의·구태정치를 없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권력을 잡기 위해 좋든 나쁘든 다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지역주의·구태정치·색깔론 심지어 냉전으로까지 몰아붙이니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위해 날치는 사기꾼, 정치협잡배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시민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다 편 가름 하는 것을 보았을 때 필자는 ‘내가 사는 내 나라는 과연 어디에 갔는가’라는 처량한 생각이 든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치가 그런가보다는 생각도 들지만 패 가름이 너무 많다. 만약 이런 것이 ‘시민운동’이라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서로가 서로를 양보할 줄 아는 세상, 서로 믿고 의지하는 세상이 참 세상이 아닐까. 사랑과 희락과 화평이 없으면 늘 불안해 진다. 지금 대한민국이 얼마나 불안한가.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권력다툼에 정신이 없는 정치인들, 수십 년 민족의 얼을 지켜온, 바른 언론 조선일보·동아일보를 매장하려고 날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야말로 국론분열을 가속화하는 친북신도들이 아닐까. 좌·우측에 붙어 다니는 ‘쓸개’들이 휩쓸고 다니니 한국이 얼마나 불안한가.
세상 어디에서도 대한민국 같은 나라는 드물 것이다. 끊임없는 갈등으로 패가 갈라져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이며 경쟁이며 자유일까.
노사모회, 김사모회, 사랑회, 박사랑회... 개인을 우상화하고 내세우고 따르는 사조직은 왜 그리도 많을까. 이것도 과연 시민운동인지 필자는 묻고 싶다.
시민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야 하고 국정을 감시해야 하고 또 국가발전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 우상화에 패 가름을 다투는, ‘시민운동’을 사칭하는 사조직들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조직들이 서로 자기들의 ‘괴수’를 위해 물고 뜯고 싸우니 실망에 또 실망이다. 이런 사조직들이 늘어나면 날수록 불안은 더할 것이며 그것이 장성하면 독재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독재자는 추종자들을 키워내는 ‘암탉’이다. 때문에 개인을 우상화하고 내세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도 김일성·김정일 두 세대에 걸쳐 추종세력을 키우기 위해 반대자들을 종파주의자요, 반혁명분자요 등의 명목으로 온갖 딱지를 붙여 제거·사살했다.
대한민국 역시 그런 시기를 걸치지 않았는가. 자유당의 독재로부터 군사독재가 그러했는데 왜 개인을 우상화하면서 사조직을 만들고 ‘괴수’를 내세우는가. 필자는 이것이 과연 자유민주주의가 옳은가를 묻고 싶다.
독재자의 치하에서 살아온 필자로서는 너무나 무서운 일이다. 혼신을 다해 일생을 바친 나라가 어느 날 갑자기 경제사정 운운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굶주림과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선전했다.
무일푼으로 오직 당과 국가만, 김 씨 일가만 믿고 충성을 다한 필자는 빈 껍데기나 다름 없는 노쇠한 몸으로 정년퇴직했으나 보장된다던 국가의 혜택은 꼬물만큼도 차례지지 않았다.
결국 2년 동안 ‘거지’로 살다가 오직 밥을 먹기 위해 북한이 ‘배신자’로 취급하는 탈북의 길을 택했다. 중국에서는 항시적인 북송의 위험 속에서도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굶어죽은 아내 생각에, 굶주리는 동포들 생각에 절로 눈물이 쏟아졌다.
죽음의 고비를 무릅쓰고 대한민국에 오니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TV나 언론들은 각종 다이어트 방법들과 성공 사례들을 끊임없이 소개하고 사람들은 이에 환호한다.
북한에서 굶주림과 고통에 시달리다 온 필자에게는 그것이 이상하다. 한반도의 ‘윗집’에서는 거지들이 득실거리고 굶어죽고 온갖 고통을 겪는데 거기에 독재자가 들어앉아 권력유지를 위해 핏눈이 되어 날친다.
‘아랫집’에서는 먹을 것이 차고 넘쳐 ‘다이어트’타령을 환호하고 배 부른 사람들이 돌아앉아 권력을 위한 개인 우상화와 패 가름에 미쳐 갈등만 빚어내면서 혼란을 야기 시키고 있다.
한반도여, 허리가 동강난 것만도 가슴 아픈데 양쪽 모두 하나님을 거부하고 인간 우상화에 미쳐 날뛰면서 윗동네, 아랫동네의 불행과 혼란을 정치적 이용물로 장난치고 있으니 언제면 이 땅에 화평과 사랑이 넘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초록은 모든이에게 희망. 싱그러움은 누구에게나 평화.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소재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