泥田鬪狗(이전투구)
‘이전투구(泥田鬪狗)’는 말 그대로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를 뜻한다. 여기에서 ‘自己의 利益을 爲하여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 이라는 意味로 擴大 發展했다. 이 말은 朝鮮의 開國功臣인 鄭道傳이 우리나라 8道 사람의 특징을 4글자로 表現한 데서 나온 것으로 傳해진다.
이성계는 朝鮮建國 (1392년)直後 정도전에게 各 地域 사람들의 品性을 評價하도록 命했다고 한다. 그의 ‘4字品評’은 이랬다. 경기도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
하여 경중미인(鏡中美人)이라 했고, 충청도 사람들은 ‘맑은 바람, 밝은 달과 같은 품성’이라는 뜻의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고 표현했다. 전라도사람들은 ‘바람에 하늘거리는 버드나무’와 같은 풍전세류(風前細柳)의 품성을 지녔다고 했다. 정도전은 또 경상도 사람들은 송죽대절(松竹大節.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로 비유했고, 강원도 사람들은 암하노불(巖下老佛.바위 아래 있는 늙은 부처)로 표현했다. 황해도 사람들은 봄 물결에 던지는 돌 이라는 뜻의 춘파투석(春波投石)에 비유했고, 평안도 사람들은 산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 같다(山林猛虎)고 평했다.
이제 남은 것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인 함경도, 정도전은잠시 머뭇거린다. ‘얼른 말하라’는 태조의 재촉에 정도전이 어렵게 말을 꺼내니, 그것이 곧 이전투구(泥田鬪狗)였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강인하다는 뜻이다. 자신의 고향 사람들을 개에 比喩했으니 이성계가 氣分 좋을 리 없었다. 그가 언짢은 表情을 짓자 정도전은 ‘돌밭을 가는 소(石田耕牛)’와 같은 우직한 品性도 갖고 있다고 해 태조의 기분을 누그러뜨렸다고 한다.
泥田鬪狗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성어이기에 중국어에는 없다. 대신‘와리투(窩裏鬪)’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이는 ‘가축이나 짐승이 자기 우리 속에서 서로 싸운다’ 는 것으로 이전투구와 비슷하게 쓰인다. 내홍(內訌)도 같은 脈絡이다. 같은 집단 소속 구성원끼리 서로 헐뜯고 싸우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을 표현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