眼 鏡 (안 경)
江湖白首老如鷗 鶴膝烏精價易牛
강호백수노여구 학슬오정가역우
環若張飛준蜀虎 瞳成項羽沐荊후
환약장비준촉호 동성항우목형후
삽疑濯濯穿籬鹿 快讀關關在渚鳩
삽의탁탁천리록 쾌독관관재저구
少年多事懸風眼 春陌堂堂倒紫류
소년다사현풍안 춘맥당당도자류
안경
강호에 사람이 늙어 갈매기처럼 희어졌는데
검은 알에 흰 테 안경을 쓰니 소 한 마리 값일세.
고리눈은 장비와 같아 촉나라 범이 웅크려 앉았고
겹눈동자는 항우와 같아 목욕한 초나라 원숭이일세.
얼핏 보면 알이 번쩍여 울타리를 빠져 나가는 사슴 같은데
노인이 시경 관저편을 신나게 읽고 있네.
소년은 일도 없이 멋으로 안경 걸치고
봄 언덕으로 당나귀 거꾸로 타고 당당히 다니네.
*각 행의 끝나는 글자들이 모두 동물 이름이다.
갈매기 구(鷗), 소 우(牛), 범 호(虎), 원숭이 후(후),
사슴 록(鹿), 비둘기 구(鳩), 눈 안(眼), 당나귀 류(류)
*접을 수 있는 안경 다리가 두루미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학슬(鶴膝)이라 불렀다.
*오정(烏精)은 거무스럼한 안경알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