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시

물안개 핀 호수/박장락/낭송 유현서

경호... 2007. 10. 9. 00:40
 
물안개 핀 호수/ 詩 대안 박장락 
갈기(褐起)세운 갈대꽃만 
하얗게 이랑진 물결에 흩날리고 
일상을 앗아 가버린 호숫가엔 
핏빛으로 낭자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세월을 말한다 
갈 바람 타고 다가온 
국향(菊香)은 햇살 고운 대지에 
그리움의 향기로 수 놓는데 
여태 비우지 못한 중년의 한숨이 
또 다른 눈물을 흘리게 하여 
무아의 호수에 
넘쳐나는 슬픔의 범람이 
침묵하던 밤 벌레의 
합창 소리를 일깨우면 
잔물결의 호수도 잠에서 일어선다 
불면의 밤 
아무 곳에서도 
통로를 찾을 수 없는 그리움이 
환상으로 무너져 내리자 
그대 그리운 내 마음은 
물안개 피는 호숫가에 어둠으로 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