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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보배덩어리 때끼지 않도록 닦고 가꾸어야-혜초 큰 스님

경호... 2007. 10. 1. 01:51

마음은 보배덩어리 때끼지 않도록 닦고 가꾸어야-혜초 큰 스님

  불교를 오래 믿었다고 하는 신도들에게 불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저 막연한 생각에 너무 광범위해서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어려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절 집에서 쓰는 말 가운데 천태만상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법문을 듣다보면 이 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고 저 스님은 또 저런 말씀을 합니다. 열 사람이 하는 법문을 들어보면 다 다른 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여러 스님들의 이말 저말도 결국은 하나로 통일이 되고 같은 말이 되고 맙니다.

 

  이해를 조금 쉽게 하기 위해서 불교를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로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북방불교를 흔히 대승보살불교요, 통불교라고 합니다. 한국불교 역시 북방불교이니 대승불교요 통불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를 또 사상적인 측면에서 논한다면 화엄사상에 근거한 불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엄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화엄은 내 마음을 찾아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잘 찾아야 하고 또 그 마음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이 이 사바에 출연한 시기를 북방불교권에서는 올해로부터 3032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법 1천년·상법 1천년·말법 1천년이라고 해서 3천년이 지나고 나면 멸법시대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멸법시대는 불법이 없는 시기라고도 합니다. 그 때가 오면 무불시대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럼 무불시대가 되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무불시대를 대비해 지장보살에게 ‘내가 열반 후에 3천년이 되고 나면 멸법시대가 오는데 멸법시대는 무불시대이니 이 때 지장보살이 모든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고 위촉을 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지장보살께서 미륵불이 출연할 때까지 멸법시대를 지켜내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승불교에서는 또 부처님 입멸 후 약 3백년에서 5백년 사이에 많은 보살과 용수보살이 출현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분들에 의해 대승불교가 전파되었습니다.

 

  과거세에도 많은 부처님이 계셨고 현세에도 많은 부처님이 계시며 미래세에도 많은 부처님들이 계시게 됩니다. 그런데 그 많은 부처님이 똑같은 말씀을 해 놓으신 것이 있습니다. 과거세 부처님, 현세 부처님, 미래세 부처님들이 모두 다른 말씀을 하셨다면 불교가 더 어려울 터인데 다행히 그분들이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모두가 아주 쉬운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영축염화시상기(靈竺拈花示上機)
  긍동부목접맹구(肯同浮木接盲龜)
  음광불시미미소(飮光不是微微笑)
  무한청풍부여수(無限淸風付與誰)

  이것은 부처님께서 설법을 전하신 말씀입니다. 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깨달으신 바를 가섭존자에게 전하실 때의 법문입니다.

 

  영축산이라고 하는 산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산은 금강산이요, 중국은 구화산이며, 인도는 영축산입니다.

 

  그 산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하면 경전에 등장하는 부처님의 법문 장소가 대부분 이 영축산이고 보면 가히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근세의 경우 법사들이 야단법석이란 말을 인용하는데 그 소리가 어디서 나왔냐하면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법문하셨던 모양을 일컬어 하던 말입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법문을 한다고 하니까 사람뿐만 아니라 축생들과 천인들까지 앞을 다투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난리가 나서 어떻게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야단법석이란 말이 이러한 연유로 생긴 말인데 요즘 사람들은 출처도 모르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인용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법문을 시작하려고 하자, 허공에서는 꽃비가 내리면서 순식간에 부처님께 꽃 공양과 과일 공양 등 많은 공양이 바쳐졌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이 때 청법대중에게 “이 많은 공양들은 정말로 여래의 공양이 아니니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양이 무엇이냐 하면 차공양·과일공양 같은 공양이 아니라 정공양을 뜻한 것입니다. 정공양은 정법을 바로 전하고 바로 듣고 행하는 것으로써 이것이야말로 여래의 공양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은 일반 공양은 스님들에 의해서 바쳐진 공양이지 그것을 여래의 공양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시면서 영축산에서 연꽃을 한 송이 들고 청중에게 들어 보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최고의 상근기 법문을 하겠노라”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영축염화시상기 긍동부목접맹구 음광불시미미소 무한청풍부여수’인 것입니다.

 

  이 말씀이 무슨 뜻인가 하면, 큰 바다 한 가운데에 사는 눈 먼 거북이는 천 년에 한 번씩 물  위에 올라와서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 거북이가 물위로 올라왔을 때 물 위에 떠다니는 나무토막을 만나야만

 

 

  그것을 의지해서 숨을 충분하게 쉴 수가 있습니다. 거북이가 이렇게 하려면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꽃을 들자, 가섭 존자가 웃은 것은 눈 먼 거북이가 나무토막을 만난 것처럼 아주 귀중하게 드문 일이라는 뜻입니다. 눈 먼 거북이가 천년에 한번 올라오는 것도 쉽지 않고 이 때 잠시 한번의 숨이라도 제대로 쉬려면 어쩌다가 그 수면을 지나는 나무토막을 만나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

 

  깊은 바다에서 겨우 나온 거북이는 어디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같은 맑은 공기를 쐬고는 기분이 좋아 미소를 짓습니다.

 

  미소라고 하는 것은 아주 크게 입을 벌리고 웃는 것도 아니고 빙그레하고 웃는 가장 아름답게 웃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미소를 많이 지어야 합니다.

 

  선방에 가면 눈을 감지도 말고 뜨지도 말라고 합니다. 반눈을 뜨면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감돌게 됩니다. 반눈을 뜬 얼굴이 가장 보기가 좋고 이때 살짝 비치는 미소가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과연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연꽃을 들고 시상기 할 때 가섭이 없었던들 누가 불교를 전하겠으며 가섭이 미소를 짓지 않았던들 누구한테 불교를 전했겠습니까? 그리고 거북이가 미소를 지을 때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그런 기분을 맛 본 거북이가 다시 천년동안 있어야할 암흑의 세계로 다시 가고 싶겠습니까?

 

  여러분이 밝은 세상 좋은 세상에 태어나서 내생에 어두운 세상에 태어나지 않으려면 부처님을 만나야 하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합니다. 참다운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영축산에는 또 동물도 많고 희귀한 조류도 많이 있습니다. 영축산에 사는 조류 가운데 한고조라는 예쁜 새가 있는데 너무 게을러 재산도 못 모으고 암컷도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새가 얼마나 게으른가 하면 낮에는 일도 안하고 놀기만 하다가 밤이 되면 나뭇가지에 앉아 밤새도록 추위에 떨면서 낮에 허송세월한 것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내일 날만 밝으면 집을 지어서 내일 밤에는 그 집에서 따뜻하게 잠을 자야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잠을 청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다음 날 날이 밝으면 밤새 추위를 떨치기 위해 머물던 나뭇가지보다 높은 곳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태양볕을 쬐면서 그만 밤새도록 생각한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한고조는 그렇게 또 낮에는 집 지을 생각을 잊어버리고 이나무 저나무 옮겨다니며 놀기만 한답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낮에는 따뜻한 햇살 때문에 밤에 다짐을 잊어버리고 놀다가 밤이되면 추위와 싸우면서 또 후회를 하는 생활을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한고조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여기 모인 청법대중은 한고조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것이 부처님 상근기 법문인데 그 이상은 여러분들이 각자 이해해야 합니다. 나는 내가 경전에 있는 내용 그대로 전달하고 있고 이에 대해 증감은 안합니다. 선배스님들에게 들은 대로 말하고 경전에서 본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앞에 나는 불교가 아주 쉽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 내용을 이르자면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자정기의(自淨其意) 시제불교(是諸佛敎)’입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이라는 뜻은 거북이가 악한 일을 많이 하면 암흑 세계에서 살 것이고 착한 일을 하면서 부처님법을 만나고 좋은 인연을 지어 밝은 곳에 태어난다는 말씀입니다.

 

  또 ‘자정기의 시제불교’라는 뜻은 스스로 청정하게 마음을 먹으면 그게 불교지 다른 것이 불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쉬운 내용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불교가 이처럼 쉬운 것이므로 우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으니 이제 실천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착한 일 하자는 것이고 악한 일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금강경을 독송해야 합니다. 금강경은 최고의 경입니다. 경 가운데 안 좋은 경은 없지만 불교의 대의가 잘 담겨 있는 것이 금강경이고 대중들이 가장 접촉하기 쉬운 것 또한 이 경입니다.

 

  금강경 오가해 서문에 보면 ‘마하대법왕(摩訶大法王) 무단역무장(無短亦無長) 본래비조백(本來非   白) 수처현청황(隨處現靑黃)’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마하대법왕’에서 마하는 크다는 뜻으로, 마음을 찾는 사람이 법의 왕이라는 말입니다. 그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묘한 것이냐 하면 크게 만들기 위해 종으로 횡으로 사방을 잡아당기면 삼천대천 세계를 다 덮고도 남는 것이 마음이요, 그것을 작게 만들려고 하면 씨앗 가운데 제일 작은 것이 겨자씨인데, 그 겨자씨보다 작게 할 수도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아깝고 인색한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주고싶어집니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이 인색할 때는 한 톨도 주기가 싫어집니다. 이렇듯 마음은 크게 가지려면 한없이 커지고 작게 가지면 한없이 작아지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모두 이러한 묘한 마음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은 보배덩어리입니다. 항상 마음에 때가 끼이지 않도록 잘 닦아주고 살펴보고 가꾸어야 합니다. 마음을 닦고 닦아 열심히 살아야하고 마음에 때가 끼지 않도록 해야 지혜를 깨달아 갑니다. 마음의 때로 지혜가 덮어지면 미혹한 중생이 되어 버립니다. 마음에 때가 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게 됩니다. 이렇듯 묘한 마음에 때가 껴서 보지 못하면 결국 우매한 중생은 삼악도로 가게 됩니다. 여러분은 절대로 삼악도로 가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