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것/박노해

경호... 2007. 9. 25. 22:36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것

시:박노해

 

올 곳게 뻗은 나무 보다는

휘어 자라는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갑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요

삶은 가는것 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 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 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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