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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유창희 교수의 똑똑한 요리교실부드럽고 맛난 갈비찜 비법

경호... 2016. 2. 5. 02:39

이경은·유창희 교수의 똑똑한 요리교실부드럽고 맛난 갈비찜 비법


반가운 사람들이 모이는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갈비찜이다. 알록달록 고명에 거무스름하면서 윤기가 흐르는 갈비찜은 보기만 해도 손이 절로 간다. 우리는 주로 소갈비와 돼지갈비를 먹는데, 소갈비는 조선시대에 ‘가리’라고 하여 소갈비찜을 ‘가리찜’이라고도 불렀다. 가리찜은 임금님 수라상의 단골 메뉴였다.


우리나라는 소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농경문화였다. 사람이 하기 힘든 농사일을 소가 해냈다. 동물은 운동을 많이 하면 질긴 결합조직이 많이 생기므로 지금처럼 쇠고기는 부드럽지 않고 질겼을 것이다. 그나마 갈비는 다른 부위에 비해 운동량이 적어 당시에도 비교적 부드러운 부위로 꼽혔다. 갈비 한 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끝 부분은 살이 적어 탕거리로 사용했고, 뒤쪽의 넓적한 부분은 찜이나 구이용으로 쓰였다.


갈비구이를 할 경우 얇게 저며서 구워 문제가 안 되지만 찜은 덩어리로 조리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갈비와 뼈를 연결해 주는 부분의 결합조직 때문에 질겨서 먹기 힘든 일도 종종 벌어졌다. 또한 양념이 갈비에 잘 배지 않아 맛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리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 후 갈빗살에 칼집을 넣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야 한다. 데쳐 익히면 양념장을 넣고 끓일 때 고기가 삼투압에 의해 수축하면서 단단해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물론 양념도 잘 밴다.


양념장 준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고기의 잡내 혹은 비린내를 잡아주는 다진마늘, 다진생강, 맛술, 후춧가루를 넣고 여기에 배와 양파를 갈아 넣는다. 배와 양파에는 프로테아제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어서 고기를 부드럽게 해준다. 간은 진간장으로 맞춰야 한다. 소금보다 색깔과 풍미를 좋게 해 준다.


양념을 넣고 끓일 때 주의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양념장을 한 번에 다 넣지 않고 반씩 나누어 넣어야 한다. 고기가 단단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야 한다. 뼈와 살점의 질긴 결합조직인 콜라겐은 오래 끓일수록 많이 녹아 나온다. 콜라겐이 많이 녹을수록 당연히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요즘에는 압력솥을 이용하여 갈비찜을 빠르게 만드는 주부들이 많다. 그러나 ‘비추’다. 압력솥으로 조리하면 양념 맛이 잘 배지 않아 감칠맛이 잘 안 난다. 압력솥으로 조리하더라도 갈비가 어느 정도 익었다고 판단되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한참 더 익히는 것이 좋다.

유창희(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초빙강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