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

                                  뒤러의 '초상화'




알브레히트 뒤러(1471.5.21 ~ 1528.4.6)는
독일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났으며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이다.
그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화가였을 뿐만 아니라 도안가, 판화가, 작가로서도
조예가 깊었다.

뒤러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대한 재능이 남달랐으며 항상 가슴 속에 위대한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며 살았다. 그러나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선
고단한 노동을 계속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의 그림 공부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어느날 그림 공부를 함께 하는 친구 프란츠가 고민 끝에 뒤러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뒤러야.. 이러다간 우리 둘 다 미술공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겠으니 우리 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내가 먼저 일자리를 구해 네 그림공부를 도와줄테니 니가 졸업을
한뒤 다시 나를 미술학교에 가도록 도와주면..우리 둘다 미술학교를 졸업할 수는
있잖아.."

이렇게 해서 친구인 프란츠는 뒤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느 이름 없는 식당으로
들어가 취업을 하게 되었고, 뒤러는 친구 프란츠 덕분에 미술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첫 작품까지 팔게 되었다.

'아..이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던가...! 내 친구 프란츠여 진정 고맙다..
내 이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프란츠.! 이 모두가 자네의 덕분이다."
뒤러는 그림 값을 받자 말자 친구가 근무하는 식당으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갔다.




                                뒤러의 '기도하는 손'


친구의 어둔 주방에는 황금빛 저녁 노을 한 줄기가 가느다랗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프란츠는 두 손을 한데 모으고 머리 숙여 기도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주님...제 친구 뒤러를 부디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주방의 험한 일들로 뼈마디가 굵어지고 거칠어진 두 손을 움켜잡고 진심을 다 하여
기도하는 친구를 보면서 뒤러는 복바치는 슬픔을 더는 참을 수 없어 굵은 눈물방울을
비오듯 쏟아냈다.

오직 한 사람, 친구인 뒤러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재능을 주저없이 세상 밖으로
내던져 버렸던 친구의,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성스러운 손이 바로 그 곳에서
뒤러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뒤러와 프란츠 두 사람의 우정은 지금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뜨겁게
전해지는데 독일의 거장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은 이렇게 친구 프란츠의
아름다운 헌신과 사랑, 그리고 보이지 않는 친구의 간절한 기도와 눈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