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자경(慈經)

경호... 2015. 7. 13. 03:13

 

 

 

 

 

 

 

 

 

 

 

 

 

 

 

 

큰 노래 /  이성선


      

 

큰 산이 큰 영혼을 기른다.
우주 속에
대붕의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설악산 나무
너는 밤마다 별 속에 떠 있다.


산정을 바라보며
몸이 바위처럼 부드럽게 열리어
동서로 드리운 구름 가지가
바람을 실었다. 굽이굽이 긴 능선
울음을 실었다.


해 지는 산 깊은 시간을 어깨에 싣고
춤 없는 춤을 추느니
말없이 말을 하느니

 

아, 설악산 나무
나는 너를 본 일이 없다
전신이 거문고로 통곡하는
너의 번뇌를 들은 바 없다.
밤에 길을 떠나 우주 어느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지 본 일이 없다.


그러나 파문도 없는 밤의 허공에 홀로
절정을 노래하는
너를 보았다.
다 타고 스러진 잿빛 하늘을 딛고
거인처럼 서서 우는 너를 보았다


너는 내 안에 있다.

 

 

 

 

 

 

                             * 자경(慈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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