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안개 . . . 신경림
사랑을 배우고 미움을 익혔다
이웃을 만나고 동무를 사귀고
그리고 더 많은 원수와 마주 쳤다
헛된 만남 거짓웃음에 길즐여 지고
헤어짐에 때로 새힘이 솟기도 했다
사랑을 가지고 불을 만드는 대신
미움을 가지고
칼을 세우는 법을 먼저 배웠다
법석대는 장거리에서
저무는 강가에서
이제 새롭게 외로움을 알고
그 외로움으로
노래를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 노래로 칼을 세우는 법을 배우고
그 칼을 가지고
바람을 재우는 법을 배운다
새벽 안개 속에서
다시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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