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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 ( 肉交 ) - 여자는 그믐이다 / 안현미

경호... 2012. 7. 19. 14:38

 

                                    

 

 

 

 

 

 

 

 

 

 

육교 ( 肉交 ) / 안현미

 

 


낙타의 쌍혹 같은
사내의 고환을 타고
달도 없는 밤을 건넌다


육교(肉交)


새벽은 멀다
수상한 골목
검은 구두 발자국 소리
누군가 지나가고 있다


50촉 백열등 불빛처럼
신음소리 새어나간다


정작, 불온한 것은
그립다는 것이고
사막이 아름다운 건
흔적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청량리 588번지
오아시스도 낙타도 없는 사막


새벽은 멀고
육교의 마지막 계단으로 내려와
달을 본다


토끼눈을 한 사내가
방아를 찧고 있다
뼈를 찧고 있다


여자는 그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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