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산책]/서양화

자연주의 화가 박득순의 예술 혼

경호... 2012. 7. 2. 02:17

자연주의 화가 박득순의 예술 혼

 

 

 

서울풍경 / 1949

 

 

서울입성

 

 

 

부인상 / 1953

 

 

나부 / 1964

 

 

 

 

 

 

 

 

해변의 나녀들 / 1973

 

모과와 백자 / 1989

 

 

 

 

 

 자화상/1964

 

 

1910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박득순은 일본에서 수학한 다른 선배 화가 못지 않게

일관된 예술관과 생활신념을 가지고 살아온 화가다.

그의 체격과 인간 됨됨이가 그러한 것처럼, 그의 예술세계에서도 털끝만큼의 변덕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언젠가 이렇게 술회한 적이 있다. "인생을 과장해서 보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정적이거나 왜소하게 보지도 않는다. 꿋꿋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꾸준히 쌓는다면 뭔가 하나를 이룬다는 신념이 중요한 것이다."

 

박득순 예술을 관류하는 이러한 신념은 그로 하여금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세계에만 집착하게 하였다.

그는 철두철미한 자연주의 화가였다. 자연의 작은 미동까지 세세하게 관심을 기울일 만큼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남다른 흡인력을 갖는다. 그가 보는 자연은 감성적으로 여과된 자연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 올의 정감도 끼어들 틈이 없을 만큼 비정하게 바랜 건조한 자연도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독특한 심안을 통해 포착된 엄격하면서도 지순한 자연이다..

 

박득순의 예술은 미(美)의 근원을 인체에 두려는 희랍적 조형 기준에서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

그만큼 그는 인체에 통달한 화가다. 인물은 그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화면 소재가 된다.

 청년시절, 스포츠로 신체를 단련시킨 박득순은 작품 가운데서

또 다른 균정된 신체의 단련을 모색해왔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 '나부'나 '누드' 등은 이를 설명해주는 듯 하다.

박득순의 작품은 5∼6년 앞서 일본으로 유학 가 미술 수업을 한

오지호·김주경·길진섭 등과는 달리

화면이 특히 통념적이면서 곱게 다듬은 듯 하다.

 여기 실린 오지호의 작품과 비교를 해보아도 그렇게 보인다.

 

그러면서도 박득순은 겸허하면서도 과묵한 작가다. 결코 급할 것도 서두를 것도 없는 것이

 예도(藝道)라는 자신의 지론을 묵묵히 실천해낸 작가다. 그의 화면에서 남달리 화려한 구석이 없고,

 그의 작품에서 광기나 자의적 도취, 혹은 과격한 감정의 비말(飛沫)같은 것이 없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일제 하에서의 단 한번의 관리 생활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학 강단만을 지킨 그의 예술 생애는

작가의 또 다른 강직한 일면을 반영하는 것이다.

 

1930년대 말, 초기의 동경에서의 화업은 순탄치 않았다.

배재학당 시절에 미술에 눈뜬 박득순은 형극의 예술의 길을 택했다.

그가 도일하여 회화수업에서 결정적인 감화를 받은 화가는 일본의 코이소 료헤이였고,

렘브란트·마네·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에게 심취했다.


 


귀국 후 그의 활동 무대는 주로 선전과 국전이었다.

화단에서 온갖 말썽의 지원처럼 되어버린 국전에서 유독 그에게만은

잡음이 따르지 않았던 것은 불편부당한 강직한 성품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박득순은 허심한 자연을 지고의 아름다움으로까지 끌어올리려고 하는,

 변함 없는 창조 의지를 가진 과묵한 이상미의 실천가라 하겠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필두로 수도여자사범대학, 상명여자사범대학,

영남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1938년 일본 태평양미술학교 졸업.

1955∼6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1955∼71년 국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심사위원장 역임, 1961∼2년 한국미술협회 초대 이사장,

1966∼72년 상명여자사범대학 교수, 1972년 예술원 미술부문 본상 수상,

1972년부터 영남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 재임하다 정년. / 고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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