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딸부잣집 낙수 소리 / 이진수

경호... 2012. 5. 28. 01:11

 

 

 

 

 

딸부잣집 낙수 소리 / 이진수

 

내 말이 그 말이어유 글쎄

저 냥반은 그거시 어째서 그렁가

쇠딱따구리 소리만 났다 허먼

벌떡허니 나가 장작을 패드라구유

굴뚝 모탱이구 마루 밑구녕이구

틈새기 읍시 꽉꽉 쟁여 놨었응게

아매두 부엌 아궁이가 그것덜

모다 먹느라구 입깨나 아펐을뀨

산내끼 꼬는 것두 하루 이틀이지

밤 질구 방 뜨건디 저 냥반은 글쎄

바까티만 뜨겁구 안은 안 뜨건가

나만 맨날 맷돌 밑짝 맹글데유

웃짝 밑짝 그러다봉게 이리 됐지유

 

 

 

센 놈 / 이진수

 

비얌이 우예 센지 아나

내사마 모르겠다 우예 센 긴데

참말 모르나 그놈이 센 거는

껍데기를 벗기 때문인기라

문디 자슥 껍데기 벗는 거하고

센 거하고 무신 상관이가

와 상관이 없다카나 니 들어 볼래

일단 껍데기를 벗으모 안 있나

비얌이 나오나 안 나오나

나온다카고 그래 씨부려 봐라

그라모 그기 껍데기가 진짜가

시상 새로 나온 비얌이 진짜가

문디 시방 내를 바보로 아나

그기야 당연지사 비얌이 진짜제

맞다 자슥아 내 말이 그 말인기라

껍데기 벗어던지고 진짜 내미는 놈

그런 놈이 센 놈 아이겠나

넘 몰래 안창에다 진짜 감춘 놈

그런 놈이 무서븐 거 아이겠나

어떻노 니캉 내캉 홀딱 벗어 뿔고

고마 확 센 놈 한번 돼 보까

 

 

 

나무 / 이진수

 

사람이 아둔한 제 머리통 대신 어째서

목탁을 두드리고 그 목탁 왜 나무로 만드는지

이제야 짐작하겠다 나무에는 나라고 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나無이기 때문이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불호를 외치다

나무 속 아미타와 따악 마주친 아, 나무!

 

 

 

ㅡ이진수 시집『그늘을 밀어내지 않는다』시와시학사(2002)

 

*이진수 시인

1962년 충남 청양 출생.

시집『그늘을 밀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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