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를 대표로 키운 조직의 실체는?
입력 : 2012.03.23 03:17 | 수정 : 2012.03.23 07:12
보이지 않는'다른 손'
금기시 돼 온 조직 '경기동부'의 실체, 인터넷상에서 터져나와
통합진보당 장악 - 성남·용인 출신 운동권 NL파에 뿌리… 從北노선 고집 수천명 점조직, 이정희를 대표로 키워
공천 좌지우지 - "3명 공동대표보다 경기동부연합이 더 강한 영향력… 비례대표 2·3·4번 이석기·김재연·정진후, 성추행 낙마 윤원석 후임 김미희도 소속"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2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보좌관이 여론조사 경선 조작을 지시한 사건과 관련, "이 대표가 속한 계파(系派)의 조직문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제가 그 당에 있어 봤다. 민주노동당 시절에도 위장전입 등 여러 편법이 많았다"라며 "당시에는 소수 정당의 내부 다툼이어서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민주당이다 보니 널리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속한 계파'란 통합진보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을 의미한다고,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이 말했다.
◇"당선권 비례대표도 '경기동부'가 독식"
과거 민주노동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경기동부'는 과거부터 당내 선거에서 위장전입, 여론조사 조작 등의 방법으로 세를 불려 마침내 민노당 구주류를 제치고 당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이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 것도 이 조직의 '명령'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딴지일보 정치부장'으로 알려진 '물뚝심송'이라는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경기동부가 이번 총선 과정에서 3명의 공동대표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정희 본인이 사퇴할 수 있을까? 없다. 출마도 사퇴도… 집단의 결정이 머리 위에 있다"고 썼다.
◇"당선권 비례대표도 '경기동부'가 독식"
과거 민주노동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경기동부'는 과거부터 당내 선거에서 위장전입, 여론조사 조작 등의 방법으로 세를 불려 마침내 민노당 구주류를 제치고 당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이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 것도 이 조직의 '명령'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딴지일보 정치부장'으로 알려진 '물뚝심송'이라는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경기동부가 이번 총선 과정에서 3명의 공동대표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정희 본인이 사퇴할 수 있을까? 없다. 출마도 사퇴도… 집단의 결정이 머리 위에 있다"고 썼다.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지난 20일 통합진보당 공동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 관악을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조직원 수천명… 진보단체 장악
'경기동부'는 통합진보당 내에서도 함부로 입에 담지 않는 '금기어'였다고 한다. "진보진영 내부에 정파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대표 보좌관의 여론조사 조작 지시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이 금기가 깨졌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갑용 전 울산 동구청장은 22일 "경기동부와 울산·인천연합의 패권과 반(反)민주성의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했다.
◇"당권 놓칠까봐 이정희 사퇴 막아"
통합진보당은 민노당을 주축으로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와 국민참여당(유시민)이 합해 만든 정당이다. 세 파벌을 대표하는 공동대표와 공동대변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정희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권을 다른 파벌에 넘겨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경기동부'가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당내에 많다.
☞ NL(National Liberation)
민족 해방 계열의 좌파 운동 세력으로, 주체사상을 떠받든다는 이유로 ‘주사파’로도 불린다. 옛 민노당의 다수가 NL 계열이다. NL과 경쟁 관계인 PD(People’s Democracy)는 사회주의 노선에 좀 더 충실해지자는 세력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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